‘카혼(cajon, 직육면체 나무상자 모양인 페루의 타악기)’을 연주하는 로봇이 킥스타터에서 선보였다.

‘더넥스트웹’에 따르면 캐봇(카혼과 로봇의 합성어)이라는 장치는 타악기에 부착되어 스마트폰에 연결되면 사용자가 드럼에서 선택하거나 만드는 리듬을 연주해준다. 외형은 귀여운 외계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캐봇 팀의 CEO인 히데아키 이오(Hideaki Iio)는 이 장치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재밍(jaming, 음악가들의 즉흥 연주)을 즐기는 목적으로 고안했다. 그는 “캐봇의 잠재적 이용자는 솔로 뮤지션이나 연주자”라고 말하고 “캐봇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도 있고 집에서 독특한 재밍 경험을 즐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치가 이상하게 보이지만 실제 틈새 용도가 충분하다. 무대에서 열정적인 기타 솔로 연주를 꿈꾸지만 현실은 혼자 침실에서 튜닝이 안된 기타를 들고 있을 때 캐봇이 있다면 비슷한 기분을 낼 수 있다. 물론 유튜브와 저렴한 스피커로도 가능은 하지만 이오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와 실제 악기를 연주해 만든 소리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캐봇의 가격이 860유로(약 107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드럼머신이나 소프트웨어에 비해 상당한 투자임은 분명하다.

이오가 고가의 전략을 채택한 이유는 “많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면서 실제 양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캐봇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망한 캠페인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이같은 접근법에 수긍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함정을 피했지만 캐봇도 선적일의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배송일은 2019년 3월로 예정돼있다.

어쨌든 캐봇이 자금조달 목표를 달성하고, 즉시 선적하고, 전세계의 미래 뮤지션의 침실로 들어가기 시작한다고 상상해보자. 예전 같으면 아주 작은 무대라도 드럼을 치는 친구를 구해야겠지만 어릴 때부터 캐봇과 함께 자란다면 뭐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오는 “어떤 사람들은 캐봇이 드러머를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우리의 의도가 아니며 그것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드러머는 풋스위치로 제어할 수 없지만 캐봇은 제어가 가능해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고 설명한다. 캐봇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충분하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드럼머신보다 훨씬 더 좋은 경험을 선사하는지, 특히 가격을 고려한다면 어떤 선택이 나은지는 고민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