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무스 6000'

수중 로봇이 수백년 전 난파된 배에서 170억 달러 상당의 보물을 발견하는 놀라운 활약을 했다.

CBS에 따르면 '레무스 6000(Remus 6000)'이라고 불리는 수중 로봇은 카리브해 바닥에 숨겨진 ‘난파선의 성배’를 발견했다. 바로 청동 대포들이다. 여기에는 돌고래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300여년 전에 난파한 스페인 갈레온(galleon, 15-17세기의 스페인 대형 범선) 산호세호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 수중 로봇이 발견한 청동 대포

우즈홀 해양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의 제프 케일리(Jeff Kaeli) 연구위원은 대포를 발견할 당시 수색 선박의 침대에 혼자 앉아 있었다. 대포 발견 사실을 알고서는 10여 분간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케일리는 "나는 해양고고학자는 아니지만 대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안다. 그래서 그 순간 직감했다. 우리가 난파선을 발견했고 이것을 지금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것을...”이라며 당시 감격스런 상황을 떠올렸다.

매사추세츠 소재 우드홀 해양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레무스 6000은 4마일(약 6.4km)을 다이빙할 수 있고 센서와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수중 로봇이다. 로봇은 산호세호가 수면 아래 약 2000피트(약 610미터) 지점에 있는 것을 발견했고 장거리 수중 음파 탐지기를 사용해 해저를 스캔했다. 그런 다음 다시 돌아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물체(대포)를 촬영하게 된 것이다.

잔해의 정확한 위치는 여전히 비밀이지만 최근 일어난 일은 아니다. 2015년 11월 콜롬비아 카르타헤나(Cartagena) 연안에서 발견되었으며 배에 실린 금, 은, 에메랄드 등의 보물은 1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호세호는 1701년 영국 군함에 의해 침몰했으며 600명의 승무원도 함께 수장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모든 보물은 물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즈홀은 콜롬비아 정부와 협력해 우즈홀 팀은 찻잔과 세라믹 주전자 등과 같은 유물을 발굴했다.

케일리는 이번 수색 성과를 두고 “기술로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며 인간에게 위험하거나 인간이 갈 수 없는 곳도 충분히 탐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레무스는 2009년 브라질 해안에서 추락한 에어프랑스 447기를 찾을 때에도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다.

케일리는 “모든 사람들이 보물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모든 유물은 문화재이며 해저에 가라앉아있던 역사의 조각”이라고 강조한다. 해당 난파선은 누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묘한 이슈 때문에 비밀에 가려져 있다. 콜롬비아와 스페인은 서로 범선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우즈홀 연구원들은 자신들은 보물 사냥꾼이 아니라 탐험가이며 소유권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