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스스로 배우며 가정, 직장, 심지어 스포츠 분야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도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는 그룹 중 하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만났을 때의 상황에 대한 전망과 텍사스대 연구팀의 다양한 노력을 기획기사로 실었다.

▲ 지구 최후의 날에 등장하는 로봇

SF 소설이나 영화는 미래에 지능형 로봇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1951년 영화 "지구 최후의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에는 키 2미터의 로봇 '고트(Gort)'가 등장한다. 1956년 작 "금단의 행성(Forbidden Planet)"에는 '로비(Robby)' 로봇이 나온다. 1965년에 방영한 TV 시리즈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에 나온 재커리 스미스의 천적은 로봇이었다. 상상과 허구의 세계를 통해 로봇이 소개된지도 50년이 넘었다. 이들 로봇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지난 수십 년 동안 공장에 로봇을 설치했지만 가게 매장에 로봇을 들여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조 공장에서야 매일 밤낮으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면 되지만 공장밖의 현실 세계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질서와 루틴함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작업조차도 인간 상호작용의 예측 불가능성과 모호함으로 인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텍사스 대학의 오스틴 연구팀은 로봇을 안락한 영역에서 우리의 복잡한 세계로 데려오기 위한 도전 과제를 설정했다. 팀이 개발한 전동 받침대 위에 놓인 랩탑은 느리게, '닥터후'에 나오는 로봇 달렉(Daleks)처럼 실험실을 돌아다닌다. 일명 '빌딩 와이드 인텔리전스 프로젝트(Building Wide Intelligence Project)'이다. 현재 로봇들은 이곳 장소를 돌아다니는 법을 배우고 있다. 지금까지는 물건에 부딪치는 것을 피하는 법을 학습했다. 앞으로 더 원대한 계획들이 있다. 동료를 찾거나 장비를 찾아서 가져오는 것과 같은 간단한 지침을 수행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 닥터후에 등장하는 달렉

로봇은 사물과 사람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간의 말을 인식하기 보다는 이해해야 한다. 이 둘은 차이가 있다. 인식에는 제한된 수의 음성 명령이 미리 프로그래밍돼 있지만 이해에는 상황과 의미가 필요하다. AI 기술을 사용하면 로봇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할 때만 가능하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언어학자 제시 토마손(Jesse Thomason) 박사는 달렉이 요청할 수 있는 질문의 수를 5개로 제한했다. 적은 이유는 로봇이 질문에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토마손의 설명이다. 어쩌면 어린 아이처럼 쉬지 않고 질문할 수도 있다.

최고의 팀

실제로 제시가 로봇 중 하나를 가르칠 때 아기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료인 안드레아 토마즈(Andrea Thomaz) 박사는 인간 에티켓을 달렉에게 가르치려고 한다. 그녀는 인간에게 접근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을 학습시킬 계획이다. 토마즈 박사는 로봇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과 같은 사회적 신호를 제공하고, 인간과의 대화에서 행복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움직임이나 표현을 찾을 수 있도록 코드를 개발했다.

그녀는 "문제는 사람들이 실제 환경에서 하고 있는 역동성과 소음, 예측 불가능성을 로봇이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은 일을 처리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인식, 제어 및 학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실의 또 다른 곳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축구를 하고 있다. 이 팀들은 국제 로보컵 이니셔티브(international "RoboCup" initiative)의 일환으로 2050년까지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로봇은 미니 실내 축구 경기장에서 뛰며 팀으로 함께 일하고 각 경기에서 학습한다.

짧은 패스에 능한 '티키타카(Tiki-taka)' 로봇

▲ 로봇 축구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축구 애호가 피터 스톤(Peter Stone) 교수에 따르면 "축구를 하는 것은 체스나 바둑을 두는 것보다 머신러닝 시스템 구축이 훨씬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 "방향을 바꾸는 것보다는 동시에 모든 로봇을 움직이게 해야 하는 것, 또 공이 다가오는데 무엇을 할지 상대팀이 가로채기 전에 빨리 결정하는 것 등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축구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특별한 장소가 없이 축구장 내 모든 공간과 공중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따라서 보드 게임과는 달리 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1950년대 영화에서 나온 로봇 종류는 여전히 SF 소설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들어오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