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에딘버러의 방치된 주차장에 버려진 자동차 8대에 대한 미스테리가 풀렸다.

BBC에 따르면 모리슨 스트리트에 있었던 '오토세이프 스카이파크(Autosafe SkyPark)'는 10년 이상을 텅 빈 채로 있다가 최근 철거됐는데 그 과정에서 8대의 자동차가 남겨져 있어 수많은 궁금증을 낳았었다.

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설립된 이 주차장은 당시만 해도 로봇을 이용한 '미래의 주차장'으로 각광을 받다가 200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버려진 차량의 이미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왜 자동차들이 거기에 있는지에 대해 수많은 견해들이 쏟아졌다. 그러다 이전 운영자가 로봇 장비를 테스트하기 위해 구입한 구형 차량일 것이라는 전직 직원의 의견이 나오면서 의구심은 일단락됐다.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주차장을 오픈했을 때만 해도 이 최첨단 건물은 영국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주차장으로 묘사됐었다. 특히 주차 공간 활용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상을 받은 적도 있다.

운전자가 베이로 차를 몰아 로봇에 차를 맡기면 로봇은 차를 스캔해 턴테이블과 리프트를 통해 가장 가까운 공간으로 가져다 놓는다. 건물은 600여 공간을 수용하며 중국, 일본 및 호주에서 사용된 것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후 유지관리의 어려움과 비용 문제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주차장이 폐쇄되자 몇 대의 자동차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 갇히게 된 셈이다.

10년 이상 비어있던 주차장은 지난해 에르메스 투자운용(Hermes Investment Management)을 대리해 글래스고에 본사를 둔 BAM 자산이 12만 2000평방피트 규모의 사무실 단지로 개발하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철거가 진행되자 이 건물을 마주보고 있는 사무실 건물의 직원이 공유 사이트 레딧(Reddit)에 사진 한 장을 올린다. 이것이 자동차 수수께끼의 시작이었다. 사용자인 ieya404는 "인접 건물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이전의 모습은 전혀 알지 못하지만 건물의 외벽이 잘리면서 내부의 금속 골격을 볼 수 있었고 거의 다 잘려나갈 즈음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묘사했다.

처음엔 차가 남겨진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시설이 폐쇄되어 더 이상 차를 몰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약간의 술을 마시고 차를 놔두고 간 사람들일 것이다 등등.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에딘버러의 버스 운전 기사인 로니 메레디스(Ronnie Meredith)로부터 나왔다.

그는 2001년 오토세이프 스카이파크에서 근무했던 직원으로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주차장을 오픈한 초기에 테스트용 자동차로 실험하면서 다양한 기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한대는 오스틴 매스트로였고 다른 하나는 라다, 그리고 볼보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장이 나면 우리는 컴퓨터에 차를 찾아오라고 명령을 내리거나 조이스틱을 이용해 수동으로 차를 꺼내기도 했다.“

로니는 이번 해프닝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이 차들이 버려졌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우습다. 주차장이 문을 닫았더라도 개인 차량은 법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 누군가가 차량의 앞 유리를 봤다면 법적으로 필요한 요건인 자동차세 납부증명서(tax disc)가 없어 일반적인 차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에르메스 측은 "2003년 폐쇄된 이래 캐피탈 스퀘어(Capital Square) 부지에 8대의 자동차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자동차의 소유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재는 철거 회사의 자산으로 간주돼 곧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