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론 머스크 등 로봇 및 인공지능 분야 기업인들이 인공지능 살상 로봇의 개발 및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UN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그동안 세계 각국들이 앞다퉈 개발해온 군사용 킬러 로봇의 보급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킬러 로봇의 개발 및 확산을 방지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아직 미약해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군사적인 대치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킬러 로봇의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올해 11월부터 UN이 킬러 로봇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UN이 구체적인 합의안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과연 실효성을 갖게 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인공지능 킬러 로봇 문제 못지않게 심각한 게 바로 해커들에 의한 로봇의 장악이다. 최근 사이버 보안 솔루션 업체인 ‘IO액티브(IOActive)’가 로봇 해킹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중국 UB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2’를 해킹해 주목받고 있다.

IO액티브는 알파2의 머리 뒷부분에 있는 USB포트를 활용해 로봇의 펌웨어를 바꿨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알파2는 토마토를 드라이버로 마구 찌르는 폭군 로봇으로 변신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펌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로봇에 내장된 안드로이드 OS의 코드 서명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한다. 보안이 매우 취약했던 셈이다.

이 같은 보안 취약성으로 로봇에 펌웨어를 설치하는 '중간자(MITM:man-in-the-middle)' 해킹 공격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IO액티브 측은 UB테크뿐 아니라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 로봇, 알데바란 로보틱스의 나오 로봇 등 여러 로봇들 역시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