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없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하는 스타트업들이 아주 많다. 이스라엘 전체적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리서치 그룹이 150개를 넘는다. 이들 업체는 지난 4년간 100% 이상 성장했고, 지난 2년간 8억 2천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완성품 자동차를 생산하지도 않는 국가가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을까.

이스라엘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인 ‘오토톡스(autotalks)’의 ‘야니브 술크스(Yaniv Sulkes)’ 부사장은 이스라엘 비영리조직이자 뉴스 사이트인 ‘이스라엘 21c’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과거 자동차 산업은 엔진, 파워트레인, 디자인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사이버 보안, 네트워크 연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분야는 이스라엘이 많은 지적 재산권과 경험을 갖고 있는 분야라서 이스라엘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스라엘 투자자인 ‘애론 앳스몬(Alon Atsmon)’ 역시 자동차 산업은 더 이상 타이어나 브레이크가 아니라 자동차 내부에 있는 센서와 알고리즘이라며 이스라엘은 수년간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오토모티브 2.0 스타트업(자료:버텍스 벤처스)

이스라엘 21c는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핫(hot)’한 10개 기업을 소개했다.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모빌아이(Mobileye)

▲ 모빌아이가 개발한 카메라 시스템

올해 초 인텔이 150억 달러에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예루살렘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다른 차량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거나 신호 없이 불쑥 차선을 변경할 경우 경고음을 보내주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인텔은 모빌아이 인수를 계기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모빌아이는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을 위한 카메라, 칩, 소프트웨어 통합 디바이스를 공급하고 있다.

2. 이노비즈(Innoviz)

지난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오는 2018년 자율주행 자동차용 라이더(Lidar)를 100달러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노비즈가 개발 중인 라이더는 ‘고해상도 고체 타입 라이더(HD-SSL:high definition solid state lidar)’로 현재 보급되고 있는 제품 보다 크기가 훨씬 작지만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비즈원(InonvizOne)' 제품은 고화질 3D 스캐닝 성능을 제공한다. 이노비즈는 영국 '델파이 오토노티브'에 센싱 솔루션을 통합해 제공하기로 했다.

3. 코그나타(Cognata)

▲ 코그나타

‘코그나타(Cognata)’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테스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뮬레이터 개발업체다. '랜드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과정에선 110억 마일 가량의 주행 시험 기록이 요구된다. 코그나타는 주행 시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3D 시뮬레이터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딥러닝,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했다. 이 회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도로 환경을 처음으로 가상 환경에 구축했다.

4. 오릭스 비전(Oryx Vision)

▲ 오릭스 비전

이노비즈와 비슷한 라이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접근법이 다르다. 기존 라이더와 달리 마이크로 안테나를 이용해 광파를 검출한다. 기존 라이더에 비해 인식 거리가 멀고 악천후에도 잘 기능한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최근 시리즈 B펀딩에서 5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5. 오토톡스(Autotalks)

▲ 오토톡스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코너 주행시 취약하다. 두 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코너를 돌 경우 충돌 위험이 높아진다. 오토톡스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토톡스 솔루션을 내장한 자동차간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토톡스 솔루션은 5~10초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오토톡스는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간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B2V(bike-to-vehicle) 칩셋’을 공급하고 있다.

6. 가디언 옵티컬 테크놀로지스(Guardian Optical Technologies)

자율주행 자동차나 공유자동차는 운전자가 없기 때문에 몇 명이 뒷죄석에 탑승했는지 알기 힘들다. 이 회사의 솔루션은 승차 인원을 확인하고 안전 벨트 착용을 권고할 수 있다. 기존의 안전벨트 압력 센서나 좌석 압력 모니터를 대체하는 솔루션이다. 센서는 사람들이 차량에서 지갑이나 아이를 두고 내렸을 경우 알려줄 수도 있다.

7.아거스 사이버 시큐리티(Argus Cyber Security) & 카람바 시큐리티(Karamba Security)

▲ 아거스 시큐리티 시스템의 대시 보드

앞으로 커넥티드 자동차나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급되면 자동차 사고보다 해킹 우려가 더 높아진다. 두 업체는 시큐리티 분야의 경쟁 업체로 자동차 업체와 제휴해 해킹 대응 솔루션을 제공한다.

8. 오토모노(Otonomo)

커넥티드 자동차는 연료 잔량, 타이어 압력, 속도, 운전 지속시간, 승객의 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오토모노는 자동차 생성 데이터에 관한 사업을 한다. 이 회사는 보험사, 자동차 관리업체, 자동차 제조업체 등 제 3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구축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9. 겟(Gett)

겟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하면 기존에 축적한 사용자 중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택시 서비스 업체들과 경쟁시 우위에 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사는 최근 이스라엘 벤처 펀드인 매니브 모빌리티( Maniv Mobility)로부터 4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지난해 폭스바겐으로부터 3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올해 4월 경쟁 사업자인 주노(Juno)를 인수했다.

10. IVO

▲ IVO

IVO(intelligent vehicle operator)는 자동차 운전석에 설치할 수 있는 로봇 운전사다. 자율주행차를 갖고 싶지만 이미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운전석에 로봇 운전사를 설치하면 된다. 로봇 운전사는 카메라, 센서, 기계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브레이크와 핸들을 조작한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통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센서들을 보상해준다. 로봇 운전자의 무게는 15kg이며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