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개최한 ‘우주로봇 챌린지(SRC:Space Robotics Challenge)’의 최종 우승자가 가려졌다.

NASA가 주최한 SRC에는 전세계 93개팀이 참여했으며 20개팀이 결승전에 진출, 기량 경쟁을 펼쳤다. 20개팀이 경합한 결과 최종 우승자는 ‘코디네이티드 로보틱스(Coordinated Robotics)’로 결정됐다. 코디네이티디 로보틱스는 NASA로부터 12만 5천 달러의 상금과 함께 보너스 상금 5만 달러를 받았다. 보너스 상금은 정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팀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번 SRC는 NASA의 휴머노이드 로봇 ‘발키리’가 모래 폭풍을 앞두고 있는 화성 우주기지에서 긴급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가정해 이뤄졌다. 경진대회 참여자들은 모래 폭풍을 앞두고 화성 기지에 설치된 통신용 안테나의 위치를 조작하고 태양광 패널을 전개, 플러그를 꼽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또 우주 기지의 계단을 올라가 출입문 밸브를 열고 화성 우주 기지 시설 내부의 균열 부위를 찾아 수리해야하는 임무를 해야 한다.

실제 발키리 로봇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3D 로봇 시뮬레이터인 ‘가제보(Gazebo)’상에서 수행해야 한다. 화성 우주기지라는 가상환경에서 발키리 로봇의 기능을 이용해 정해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SRC의 가상 환경은 '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의 VRC와 매우 유사하다. DARPA는 본격적인 DRC에 앞서 가상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VRC를 예선전 개념으로 추진했었다.

SRC 최종 우승자로 ‘코디네이티드 로보틱스’가 선정됨에 따라 이 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팀은 한명으로 이뤄졌다. '케빈 노들러(Kevin Knoedler)'라는 엔지니어가 단독으로 팀을 구성해 SRC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그가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라는 것. 그는 MIT를 졸업하고 ‘테러다인’이라는 IT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지난 2007년 전업 주부(?)가 됐다.

‘IEEE 스펙트럼’이 이번 SRC 대회 설계 작업에 참여하고 ‘가제보’ 개발을 주도했던 오픈 로보틱스의 CTO인 '네이트 쾨니히(Nate Koenig)'와 SRC 우승자인 케빈 노들러를 인터뷰했다. 우선 네이트 쾨니히는 VRC와 달리 SRC는 일련의 임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회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발키리 로봇이 넘어지는 일이 없이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면 가점을 주는 방식이다.

특히 지구상에서 화성에 있는 로봇을 제어하기 위한 네트워크 지연(Network latency)과 통신 대역폭의 제한(bandwidth limitations)이 VRC보다 훨씬 혹독했다는 게 네이트 쾨니히의 설명이다. SRC는 네트워크 지연시간은 최대 20초로 설정했으며, 대역폭도 초당 380비트로 제한했다. 이런 악조건에서 로봇을 제어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네이트 쾨니히는 SRC를 설계하면서 실수없이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케빈 노들러가 이 같은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우승자인 케빈 노들러는 그동안 로봇 워즈(Robot Wars), 배틀보츠(Battlebots), DRC 등 여러 대회 참여를 고민해왔는데, SRC가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대회라고 보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주 기지의 균열 부위를 찾고 수리하는 장비를 조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