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네기멜론대가 산업용 로봇 팔에 부착해 손 감각을 부여하는 핑거비전(finger vision)을 선보였다. 기성 부품을 활용해 저렴하고 확장성이 큰 이점을 갖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최근 카네기멜론대 포스트닥터 연구원인 '아키히코 야마구치(Akihiko Yamaguchi)'는 백스터(Baxter) 산업용 로봇 각 팔 끝 부분에 장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핑거비전(Fingervision)을 소개했다. 지난해 말 야마구치 논문에서 소개된 이 시스템은 3D프린팅으로 생성된 한 쌍의 로봇 그리퍼이다.

동영상으로 소개된 핑거비전은 언뜻 보면 투명한 음식 포장랩과 약간의 플라스틱을 활용해 고프로 카메라를 개조한 것처럼 보인다. 손바닥에 해당하는 부분에 검은 반점들이 모여있고 투명한 실리콘랩이 이를 덮고 있는 형태다. 이 그리퍼는 2만 5000달러짜리 산업용 로봇인 백스터 끝에 붙어 로봇에게 다양한 감각을 부여함으로써 바나나 껍질을 벗기거나 상자를 집어 드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팀이 카네기멜론대 실험실을 방문해 참관한 바에 따르면 백스터의 핑거비전이 꽃 근처로 다가가 코로나 맥주병에 꽂혀있는 꽃을 들어올리고 테이블 앞의 작고 약한 종이접이 상자를 집어드는 등 소프트한 터치를 원활하게 수행했다고 한다.

핑거비전의 장점은 기존 상용 부품을 조합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야마구치는 스마트폰 카메라 보급으로 이같은 시스템의 크기와 비용이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낮아졌다고 강조한다. 카메라의 비전시스템은 물체가 로봇의 저렴하고 투명한 피부에 닿으면 검은 점들이 왜곡되면서 움직이는데 이를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 복잡한 문제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이라 볼 수 있다.

핑거비전을 사용하면 300파운드 무게의 대형 로봇도 깨지기 쉬운 물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해당 물체가 미끄러지면서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로봇의 손을 넘어 피부에까지 확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야마구치는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센서로 전신을 커버하고자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산업용 로봇이 작업 환경에서 인간과 보다 안전하게 상호작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야마구치의 설명이다. 카네기멜론대는 핑거비전을 오픈소스로 계획하고 있어 이후 기본 로봇에 연동되는 다양한 촉각 확장 솔루션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