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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와 로봇장길수ㆍ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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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6  12: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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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뜨거운 감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기간 현재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되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평균 15.7%씩 최저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인상률이 6.1∼8.1%인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인상률 수치다.

지난 15일 세종종합청사에서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들이 모인 가운데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렸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협상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초반 기싸움이 팽팽하다. 노동계는 2020년이 아니라 당장 내년부터 1만원으로 올리자고 압박에 나섰고, 기업 측은 급격한 인상이 경영난과 고용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놓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주장과 정치적 타산이 충돌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및 영세기업, 자영업자, 비정규직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계층에 영향을 미친다.

작년 미국에선 대선 기간과 맞물려 최저임금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미국의 최저임금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시간당 7.25달러(2016년 기준) 수준이다. 대선기간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15달러 인상안을 제시했고, 트럼프 후보는 초기에 인상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소폭 인상 쪽으로 선회했다. 뉴욕주·캘리포니아주 등은 최저임금을 순차적으로 인상해 2020년대 초반15달러까지 올리는 정책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 15달러 문제가 불거지자 맥도날드 '에드 렌시(Ed Rensi)‘ 전 CEO가 발끈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15달러에 도달하면 ’로봇 반란‘이 촉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자칩을 포장하는 일을 하는 종업원을 시간당 15달러 주고 고용하기보다는 3만 5천달러 짜리 로봇 팔을 구입해 설치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요즘 미국에선 패스트푸드점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요리사와 서비스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햄버거 패티를 뒤집거나 샌드위치 속에 식재료를 넣는 것은 일도 아니다. 식재료를 넣으면 요리를 만들어주는 3D프린팅 로봇 요리사도 몇년전 등장했다. 얼마전에는 LA의 한인 불고기 식당이 주방에 로봇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최저임금 15달러가 되기 전에 여러 곳에서 앞다퉈 로봇을 도입할 것이다. 향후 로봇의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보다 파괴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아직 로봇 대중화의 길은 멀어 보인다.

우리에게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ATM(현금자동화기기)은 지난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금융권은 입출금 업무 담당 창구 직원들의 인건비가 높아지자 ATM을 도입해 국면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ATM 도입은 더디기만했다. 고객들은 ATM이란 문명의 이기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기관들은 ATM에 거부감을 갖고있던 고객들을 상대로 오랫동안 홍보를 하고 설치댓수도 늘렸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ATM은 자연스럽게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ATM' 혁신을 몰고 온 것은 결국 임금 문제였다. 맥도날드 전 CEO가 말한 ‘로봇 반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진입하면 경영 환경이 크게 바뀔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계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들과 영세 기업은 다른 곳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계 중소 기업들의 대안이었다면 이제는 로봇에서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산업용 로봇은 가격이 턱없이 비싸 중소업체들은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출시되는 협동 로봇들은 훨씬 저렴하다. 중소기업 경영자 입장에선 “한번 검토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최저임금이 1만원 시대에 접어들면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편의점 사장님들의 고민도 커질 것이다.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요즘 외국에선 음식점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 로봇 도입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아직 이벤트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경영자들의 인식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상하이의 한 라면집은 로봇 세프를 설치해 대박이 났다. 일본 하우스텐보스는 로봇이 운영하는 '이상한 호텔'과 로봇 음식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는 음식점들이 서비스 로봇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현 상황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머지 않아 도래할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분명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고임금과 초고령화 시대, 그리고 로봇의 시대를 함께 고민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장길수ㆍ본지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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