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사업자인 KDDI가 ‘KDDI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통해 로봇을 분신처럼 원격 조작할 수 있는 "텔레이그지스턴스(Tele-existence)'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업체인 ‘텔레이그지스턴스(Telexistence)’에 투자했다고 ‘C넷 재팬’이 보도했다. 출자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KDDI 측은 5G 이동통신 기술을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에 반영하고 텔레이그지스턴스 분야 신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이번에 투자한 텔레이그지스턴스의 사업 확장 및 지원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은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관련 기술 개발업체인 ‘텔레이그지스턴스(Telexistence)’ 회장을 맡고 있는 다치 스스무(舘暲)가 지난 1980년 세계 처음으로 제창한 개념이다. 원격지에서 로봇을 자신의 ‘분신’처럼 조작해 현장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느끼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다. 집에서 회사에 있는 로봇을 원격 조작해 업무를 보거나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위험한 곳에서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치 스스무 교수는 지난 1985년 시각 정보를 재현하고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 로봇 자동차인 ‘텔레-비히클(Tele-Vehicle)’를 제작했으며 1989년에는 인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재현하는 ‘텔레스타(Telestar)’, 2011년에는 ’텔레스타 V(Telestar V‘) 등 로봇을 제작했다. 텔레스타 V는 로봇의 매니퓰레이터 부분에 센서를 탑재하고 촉각을 재현하는 장치를 장착한 운영자에게 감각을 피드백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치 스스무 교수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등장으로 초고속, 저지연(low latency)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X프라이즈(Xprize)재단’이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에 관한 경진대회인 ‘아바타 X프라이즈 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텔레이그지스턴스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 독자적으로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KDDI 등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텔레이그지스턴스(주)는 우선 노동 분야를 중심으로 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경단련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항공, 건설 중장비, 여행 등 업계에서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공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항공사 직원이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을 활용해 발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

회사 측은 올해말까지 데모용 제품을 개발해 2018년 4월부터 실증실험에 들어가고 2019년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연구에 사용하고 있는 시제품은 장갑의 세 손가락 부분에 센서를 넣어 작동하고 있지만 사용성 측면에서 미비한 부분이 많다. 양산 제품은 조작성을 쉽게 할 계획이다.

또한 텔레이그지스턴스(주) 측은 원격 조작 로봇을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대의 로봇을 연계시켜 원격 조작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람의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도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을 사용해 수집하기로 했다. 사람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로봇의 반자동화 및 지원 기술을 확보하고, 장인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상속이 어려웠던 기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이그지스턴스 기술을 활용하면 생산 직원들의 노령화로 시력 저하 및 손떨림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로 시력을 보완하고 로봇이 손떨림을 흡수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