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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자, 성공하지 못한다!”2017년 로보컵 오스트리아 비엔나 오픈대회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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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8  23: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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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수ㆍ대전송촌고 3학년
- 처음 준비하는 로보컵 국내대회


처음 “로보컵(ROBOCUP)”이라는 대회를 접했을 때, 기존 다른 로봇 대회들에 비해 해결해야 할 과제(미션)가 쉽다고 섣부르게 판단했다. 로봇 대회를 경험해 본 친구들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로봇 주행 기술 중 하나인 ‘라인트레이싱’만 잘 수행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특별한 기법(알고리즘)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기본(베이스) 로봇 하드웨어 또한 마음 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섣부른 마음가짐이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회 한 달 전 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팀원들과 대회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모두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대회보다는 학업과 다른 개인적인 일이 우선이었고 결국 모든 팀원이 모여 대회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혼자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고, 대회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나 로보컵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관련 정보를 탐색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어떠한 형태의 로봇을 만들면 효과적일지 고민도 커졌다.

2개의 컬러센서를 통하여 비례제어기법(Proportional Control) 기반 라인트레이싱을 적용하였는데 맵 타일을 따라가는 것이 잘되면 언덕미션을 수행 못하거나, 언덕을 통과하면 요철미션을 수행 못하고, 요철이 통과되면 다시 맵 타일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과제해결에 어려움이 있었다. 준비기간 중 약 한 달 동안을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반복되는 오류를 경험하다보니,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 같다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리더의 직책을 맡은 필자로서는 더욱 압박감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초기 섣부른 판단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팀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전파하고 서로 아이디어 개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하였다. 팀원들끼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부분의 장단점을 정리해 나가면서 서로의 작은 의견도 놓치지 않고 매일 연습 후 잘되었던 점, 보완해야 될 점을 기록으로 남겼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심하게 논쟁하는 날도 여러 번 있었다. 도저히 시간이 없어 몇 가지 맵 타일은 미션 때 쓰이는 체크포인트로 뛰어넘자고 협의한 후 로봇을 준비하고 2월 17일 대구로 향했다.

국내대회 당일, 다른 지역 팀들의 로봇들, 중국 참가팀의 로봇들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 전혀 다른 구조의 로봇 모델은 물론, 로봇 본체 두 개를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고정된 생각의 틀 안에 박혀 고민했던 필자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우리만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진행하였지만 압박감과 긴장했던 점 때문인지 실수를 하고, 성적 또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실패라는 낙담보다는 남은 3, 4라운드에서 좀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숙소에서 로봇을 전면 수정하였다. 그 날 우리 팀은 날밤을 세우다시피 했고, 노력의 결과 괜찮은 성적을 얻었다. 다름 아닌 세계대회 진출권을 받게 된 것이다.

국내 대회를 치루면서 필자는 2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하나는, 웬만큼 레고 로봇 대회를 경험했다는 자만심에서 쉬운 판단으로 대회에 임하였던 내 자신에게 매사에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었고,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그 결과가 나를 기쁘게 한다는 아주 일반적인 깨달음이었다.

- 세계대회를 준비하면서

오스트리아 로보컵 오픈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이 필자에게는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좋은 기회’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 로봇의 베이스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오스트리아에 나간다는 자긍심이 로봇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세계대회 규정을 다시 한 번 숙지하고, 작년 로보컵 월드챔피언십 자료와 오스트리아 리그 대회의 동영상 자료를 통해 기출 과제 맵을 분석하여 최적의 하드웨어 구조 및 소프트웨어를 구성했다. 국내 대회 때 확인한 하드웨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모든 예외규정처리가 가능한 라인트레이싱 기법을 새롭게 구축 하였다.

국내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만의 생각으로 진행하지 않고 팀원들, 선생님, 선배 형들과 문제점을 공유하였다. 이것이 국내대회 때 느꼈던 ‘닫힌 생각, 고정된 생각’에 대한 발전 사항 이었다. 다양한 지식, 많은 미션을 풀어본 경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해 보니 놓친 부분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다. 팀원들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써의 역할 및 방법론적인 스킬까지 알려주었다. 필자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것이 힘들 때 마다 ‘한번만 더 만들어서 실험해보자’는 긍정적인 생각과 도전의식을 갖게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그래서인지 국내대회 때 보다 더욱 보완되고 완벽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시키고, 1그램의 무게라도 줄여 로봇을 가볍게 제작함은 물론 무게중심을 최적화하기 위해 로봇을 약 30회 정도 분리 재조립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국내대회에 출전 했을 때에 비해 불안감이나 긴장감은 많이 줄어들었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국제대회를 치루기 위해 오스트리아로 출발했다.

- 오스트리아 로보컵 오픈대회 참가

오스트리아로 출발 하던 지난 4월 19일, 부모님의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 는 말씀을 가슴에 품고, 큰 기대감을 갖고 오스트리아로 출발하였다.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대전을 출발하여 인천공항까지 2시간, 발권 및 짐 부치는데 1시간, 비행시간 약 11시간, 총 14시간 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항에 도착하였다. 4월 중임에도 그곳은 눈이 내리는 영하권 날씨여서 좀 당황했지만, 이국적인 현지 모습이 매우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에 남았다.

오스트리아 오픈대회에는 한국 로보컵 협회장님을 비롯해서 원장 선생님, 코치 선생님들이 같이 참석해 주셨기 때문에 현지 생활에 불편은 없었다. 오히려 현지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갔고 모든 순간이 경험이 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대회 개최 전일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대 로봇 실험실 견학은, 로봇공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에겐 큰 감동의 시간이 었다. 로봇이 좋아서 서로 모여 공부하는 꿈과 같은 대학이었다. 그러나 실험실 견학 중에도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대회’ 생각뿐이었다. 견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도 경기장 타일을 펼쳐 로봇을 테스트하고 또 점검하였다.

4월 21일 대회 개최 당일, 대회장에 입장해보니 국내 대회처럼 다양한 종목에 참가하는 각 국가의 선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하고 있었고,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긴장감과 초조함이 생겨났다. 다양한 체험 존도 있었고, 처음 보는 신기한 로봇들을 소개하는 부스도 많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긴장감 때문인지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가 흔들리면 같이 간 동생들은 더욱 긴장될 것이라고 생각되어 얼른 마음을 다잡고 지정석을 찾아가 우리 팀만의 페이스대로 차근차근 로봇 점검 및 세팅을 시작하였다.

과제 맵은 국내대회나 우리끼리 스스로 연습했을 때 보다 난이도가 조금 낮아 보였다. 오스트리아 경기를 유튜브를 통해 분석한 것과 거의 일치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지피지기는 백전백승“...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다. 구조자 미션 중 공의 재질이 국내와 달리 매우 무거운 쇠구슬이었다. 공을 집어 올리지 못하는 로봇을 보자 다시 불안감이 가득해지고 긴장하였다. 로봇의 구조를 변경할 시간이 부족해 첫날 경기는 그대로 진행하였다. 마지막 레스큐존 미션 점수가 높아 어떻게 결과가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우리 테이블 옆에 있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해결되지 않은 미션을 위해 5시간동안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고, 같은 상위레벨이었던 코스타리카 팀들은 가볍고 작은 로봇 몸체에 초음파센서를 5개 적용하여 레스큐존 미션을 원활히 해결하는 것을 보자 더욱 불안하였다. 여기에 오는 모든 선수들이 ‘프로’였다. 순간 필자는 “내가 저 친구들만큼 열심히 했었나?”, “내가 투자한 열정이 부족한 것인가?” 자책감이 밀려왔다. 다행히 구조자 미션 외에 나머지 미션은 온전하게 완료하여 1, 2라운드에서 상위 점수를 획득하였다. 무언가 아쉬움을 많이 남긴 채 대회 첫날을 마무리 했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 팀은 다시 무거운 쇠공을 들수 있도록 로봇 팔의 구조를 변경하고 실험해 보았다. 다음날 3라운드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대회 둘째 날, 마지막이라는 긴장감에 리더인 필자가 체크포인트를 잘못 설정하는 큰 실수를 하였다. 모든 부분이 불안하게 보였던 나머지 게임 메이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어젯밤 숙소에서 열심히 로봇의 구조 변경 및 레스큐존 미션 연습을 한 내용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 하였다. 너무 아쉬웠다. 필자를 믿고 따라온 동생들,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 너무 죄송하였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대회의 결과가...’ 하는 생각 뿐 이었다. 하지만, 대회 첫날 1, 2라운드 선전의 결과로 우리 팀은 2등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무대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으며 태극기를 펼쳤을 때 기쁨 반, 부끄러움 반이었다. 그동안 정말 고생했다며 격려를 해주시던 주변 사람들의 말씀을 들을 때 마다 더욱 큰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좀 더 잘할 걸... 좀 더 생각할 걸...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할 걸...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많은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었다. 잘못된 판단도, 후회도, 아쉬움도 모두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책에서 본 글귀 중 “실패하지 않는 자, 성공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필자가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고, “절대 이번이 끝이 아닌 것을 알기에 더더욱 노력하자!” 라는, 마음가짐을 굳게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대회였다.

-미래에 이러한 대회를 준비하는 친구 ,동생들에게

현재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로봇공학에 대하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요즘 로봇이 직접 요리도 하고 무인으로 정찰도 하고 군사적으로 생활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미래에는 더더욱 이러한 로봇이 늘어날 것이다. 로봇과 기계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필자는 로봇과 기계들을 직접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원하는 것을 하며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다가오고 실패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 또한 필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미래에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고 믿는다.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 없네” 이라는 문구처럼 항상 믿음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여러 경험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고 끝까지 도전해 로봇 엔지니어의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필자는 재미삼아 5살 때 시작했던 레고 조립하기를 통해 고등학교 3학년인 지금, 레고 로봇으로 업그레이드 해오면서 로봇 엔지니어가 되는 꿈과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 로봇 조립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미래를 꿈 꿀 수 있었다. 이번 로보컵을 준비하면서 지난 대회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얻고 생각의 틀을 깰 수 있었으며 더욱 큰 자신감을 얻었다.
 
로봇 과학자, 엔지니어를 막연하게 꿈꾸고 있는 친구들 혹은 동생들에게, 필자의 경험이 간접경험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시작이 곧 반이며 그 어떤 어려움과 장벽도 노력을 이기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 아울러, 혼자만의 생각 보다는 많은 친구, 팀원과의 의견 개진이나 논쟁을 통해 더욱 성숙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협동 정신”도 알려주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이나 실력 연마도 중요하지만 내가 주인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인의식” 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힘든 일이 많더라도, 잘 풀리지 않더라도 믿고 노력한 결과는 반드시 꼭 돌아온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놓았으면 좋겠다.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라는 말씀이 있다. 자기 자신만의 푯대를 두고 그 푯대를 향하여 한걸음씩 힘차게 나아가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임병수 ㆍ대전송촌고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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