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분야에서의 로봇 활약은 아직 부분적인 작업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보다 더 공격적인 작업 대체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

‘쿼츠’에 따르면 그동안 로봇이 하지 못했던 픽킹(picking)과 패키징(packaging)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했다. 로봇 스타트업인 ‘라이트핸드 로보틱스’는 최근 그동안 로봇이 해내기 어려웠던 픽킹과 패키징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다. 상자에서 물품을 인식하고 집어드는 작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버드 바이오로보틱스랩(Harvard Biorobotics Lab), 예일 그랩랩(Yale Grab Lab) 및 MIT의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개발한 라이트핸드의 로봇은 인간 노동자와 비슷한 속도인 시간 당 500~600개의 아이템을 집어들 수 있는 ‘라이트픽(RightPick)’이라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수 천 가지 항목을 인식 처리하며 센서화된 로봇 손을 활용해 어려운 작업들을 수행하는 것이다.

라이트픽 기술로 픽킹, 패키징 업무 수행하는 창고 로봇

라이트핸드의 공동 창업자인 ‘리프 젠토프트(Leif Jentoft)’는 “로봇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물건이나 다른 물건에 의해 부분적으로 가려진 물건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며 “그러나 라이트픽은 이 부분을 해결했으며 이미 수 천 개의 주문을 받는 모 회사 창고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훌륭히 수행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이트핸드는 파일럿에 참여한 회사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아마존도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아마존이 파일럿 적용 업체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이 부분이 오랫동안 아마존을 괴롭혔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다른 곳의 로봇처럼 아마존의 로봇 역시 전체 선반을 가져와서 물건을 꺼내는 사람에게 운반하는 역할에 그칠 뿐이다. 로봇은 셔츠 한 상자가 놓인 선반을 찾아서 가져올 수는 있지만 아직은 그 상자에서 셔츠 한 벌을 꺼내 주문에 따라 포장할 능력은 없다.

상자에서 항목을 선택하려면 로봇은 광범위한 객체를 식별하고 이에 따라 그립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보다 복잡한 작업을 습득해야 한다. 아마존은 이 작업이 여전히 ‘어려운 도전’이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 위한 콘테스트인 ‘피킹 챌린지’'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최고의 로봇이라도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느리고 부정확하다.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지난해 5만 달러 상금을 획득한 로봇은 시간당 100개의 아이템을 옮겼으며 전체 시간의 17% 정도는 픽킹과 전달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루하고 단순한 저가 노동은 로봇으로 대체

따라서 로봇으로 인한 물류 분야의 일자리 감소 역시 아직은 극히 제한적이다.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약 4만 5000대의 로봇을 창고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인간 노동자에 대한 채용은 여전하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앞으로 18개월 내로 미국에서 10만 개의 전일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창고 로봇을 생산하는 로커스 로보틱스의 설립자 브루스 웰티(Bruce Welty)는 “이 로봇은 충분히 훌륭하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제하고 “(라이트핸드는) 1년이든 2년이든 분명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라이트핸드의 젠토프트는 시범 프로그램의 로봇이 대부분 상자에서 물건을 꺼내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출하를 위한 상품 포장은 행거를 제거하고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상자에 항목을 넣는 등의 더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다.

창고 분야에서 로봇의 일자리 대체에 대한 젠트로프의 생각은 명확하다. 당분간은 여전히 사람들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낮은 보수를 받으며 지루하고 힘든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창고에도 노동력 부족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양질의 노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젠트로프의 설명이다. 물론 전자상거래가 기존 소매점에서 더 많은 사업을 흡수하고 업무 자동화를 가속화하면서 과연 새로운 일자리가 어디서 발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