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로 운반 가능한 소형 로봇으로 대형 장비 투입 어려운 산간 지역 해결사 역할

▲하천 폐색 지역에 로봇을 투입하는 모습

일본 오사카공업대학 오스가 코이치(大須賀公一) 교수팀이 지진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조립형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형 중장비를 투입하기 어려운 산간 지역 재해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기능을 바꿔가며 정찰과 배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하천 폐색’은 지진이나 호우로 산사태나 절벽 붕괴가 발생해 토사와 토석류가 하천을 막아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토사 댐’이라고도 불린다. 상류에 물이 고이면서 가옥이나 농경지가 침수되고, 쌓인 물이 일시에 붕괴하면서 하류로 토석류를 밀어내 2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2024년 1월 일어난 일본 노토반도 지진에서는 14곳에서 하천 폐색이 발생했다. 같은 해 9월 호우 이후 절반인 7곳에서 토사가 사라졌으며, 호우로 인해 유출돼 하류 지역의 피해가 확대됐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또 올해 9월 대만 동부에서 많은 사상자를 낸 수해도 2개월 전 다른 태풍으로 생긴 하천 폐색이 붕괴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재해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는 모습

하천 폐색은 산간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 중장비를 반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오스가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운반 가능한 1톤 정도의 소형 기계를 컨테이너에 수납해 운반하고, 상황에 따라 기계를 조립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달 27일 실증 시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시연에선 4종류의 로봇을 사용해 정찰과 배수 작업을 실연한다. 3대의 로봇을 결합한 MCD(Multi-Configuration Device·멀티 구성 장치)는 현장에 도착하면 궤도형 로봇이 분리돼 정찰에 나선다. 호스 설치 로봇은 양수용과 배수용 2개의 호스를 연장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이번 연구는 일본 내각부와 과학기술진흥기구가 추진하는 ‘문샷형 연구개발사업 목표3-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인프라 구축을 혁신하는 협동 AI 로봇’의 일환으로, ‘하천 폐색 대응을 지원하는 기술’이라는 주제로 추진됐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재해 대응 로봇 기술의 발전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