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책임연구원
“제주도에는 고령화에 접어든 분들이 만감류(감귤과 오렌지를 교배해 만든 감귤류 과일로, 대표적으로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농사를 짓는 비닐하우스 농장이 많이 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농장을 방문했는데 그 주인이 최근 중국 여행을 갔다가 등산을 하게 되었는데 나이든 사람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을 빌려 주었다. 제주도도 농사질 때 그런 로봇을 제공해주면 어떻겠냐는 말을 듣고 그 계기로 로봇사업을 준비하게 됐다.”
제주지역에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현재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다.
그 영향으로 이 책임연구원은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 공모를 통해 국비 10억원을 포함한 예산 총 12억5000만원을 확보해 제주 감귤 선과장과 비닐하우스 등의 농가에 100대의 웨어러블 로봇을 빌려주는 사업을 처음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 제주도는 고령화에 농사질 사람이 부족해 겨울에 감귤을 수확하려면 필리핀, 베트남, 네팔 등으로 사람을 구하러 다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 사업 시행 후 감귤 선과장이나 비닐하우스 이외에도 생수, 감귤 주스 공장에서도 자율 제조 로봇이 필요하다는 요구 사항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그는 제주도도 로봇 산업을 이제 본격적으로 육성해야 될 시점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지자체를 알아보니 벌써 많은 곳이 오래 전부터 이미 지역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제주도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이번 제주특별자치도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 제시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제주도가 로봇 산업을 육성하려면 기본적으로 제도화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기업도 지원하고 인력도 육성하려면 조례 등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데 오늘 세미나를 바탕으로 로봇 산업을 어떻게 육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도출해낸 후 그에 따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례를 만드는 등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 역시 로봇사업을 펼쳐 나가려면 국가의 로봇 산업 정책과 연계해 추진할 수 밖에 없다보니 국비 지원 사업이나 유관 기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제주도 환경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할지 많은 의견을 들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제주도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앞으로 실무자 위주의 워킹 그룹을 만들어 제주도가 나가야 될 전략 과제들을 도출하고, 정부 과제 등을 통해 기업이나 인력도 유치하고 산업도 육성해 제주도를 로봇 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는 로봇 산업 기반이 아주 열악하지만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제주대, 한라대를 비롯한 대학과 특성화 고등학교에 AI 기반 로봇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해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제주도가 도내 재활용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자원 순환 클러스터에 일부 공간을 마련해 중국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웨어러블 로봇 훈련 센터를 만들어 제주도만의 차별화를 가져가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