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환 교수팀이 로봇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코넬대)

美 코넬대 정성환 교수팀이 달팽이에서 영감을 받아 바다나 호수 표면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팀은 하와이사과달팽이(Pomacea canaliculate)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로봇을 설계했다. 이 달팽이는 발이 파동을 일으키면서 수면의 흐름을 유도하고, 떠다니는 먹이 입자를 빨아들인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논문 제목:“Optimal free-surface pumping by an undulating carpet,”)

현재 플라스틱 수거 장치는 물에서 큰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고 제거하기 위해 그물이나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들 장치는 미세 플라스틱을 회수하는 데 필요한 정교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해양동물들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면 발암성 물질이 먹이 사슬 안에 들어가 잠재적으로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파동이 있는 움직임을 만들기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해 유연한 카펫 모양의 시트를 만들었다. 시트의 아랫 면에 있는 나선형 구조물은 코르크 마개처럼 회전하면서 카펫에 파동을 일으키고, 물위에 흘러다니는 파도를 만들어낸다. 이 로봇 시제품은 소형이지만 단 5볼트의 전기로 작동하면서 물을 효과적으로 빨아들인다.

유체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정성환 교수는 “우리는 바다나 수역의 표면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모을 수 있는 장치를 제어하기 위해 물과 공기의 경계면에서 음식 입자를 모으는 방법에 대해 달팽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펌프질을 하는 특징적인 행동을 만들기 위해 유체의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달팽이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유체 펌핑 시스템은 공기 중으로 개방돼 있다. 달팽이와 같은 개방 시스템이 에너지 입력 등 측면에서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정 교수는 로봇에 탑재한 배터리와 모터의 무게 때문에 로봇이 가라앉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부상 장치를 부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