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가 장애 아동과 소통하는 '큰 눈을 가진' 로봇에 대한 소개 기사를 실었다.

갈루뎃 대학교(Gallaudet University)는 예일대, 남캘리포니아대학 등과 공동으로 청각 장애 아동이 인간 아바타 모니터를 보며 소통 기능을 습득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이 부모와 유아간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완책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상적인 경우라면 어린이들은 수화 혹은 말로 충분한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초기 개발 단계에서 확실한 언어 능력을 키운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적으로 부모들이 아이들과 앉아서 책 읽을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청각 장애 아동의 경우 부모가 수화하는 법까지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의 정신이 발달하는 것에 대해 흥미로운 점은 자연어가 말이든, 수화든 뇌의 동일한 영역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갈루뎃 대학의 신경과학자 로라 앤 페티토(Laura-Ann Petitto)는 "동일한 신경 민감도는 뇌 조직의 동일한 견본에서 처리된다"며 "우리가 생각하던 뇌 조직은 소리에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 언어처리의 독특한 요새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혔다"고 설명한다.

이 지식을 배경으로 연구팀은 청각 장애 아동에게 뇌 스캔 모자를 끈으로 묶고 이 부분이 밝아지는 것을 지켜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언제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연어에 관여하는지를 파악하게 됐다고 한다(말하는 사람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이가 누군가가 말하거나 수화하는 것에 관심있다고 말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연구팀의 로봇-아바타 시스템은 유아를 읽을 수 있는 보다 더 미묘한 방법을 사용한다. 아기의 얼굴로 학습된 열화상 카메라는 기온 상승과 관련된 기온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다. 얼굴 추적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면 로봇이 아이의 시선을 아바타로 안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아이가 실제 참여하는 것도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아바타 시스템을 좋아한다. 심지어 청각 아이들조차도 화면과 수화로 소통하려고 애쓴다.

물론 왜 얼굴 추적과 알고리즘, 그리고 아바타까지 만드는 수고를 해야할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인간으로 가장한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세서미 스트리트를 통해 아이가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미국의 유명한 청력 연구기관인 ASLH(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의 음성언어 병리학 전문가인 다이안 폴(Diane Paul)은 "태블릿 자체나 컴퓨터, TV 자체도 아니며 중요한 것은 사용 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실제로 가족, 간병인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말하고 수화하고 노래하기를 바라며 상호작용을 통해 말하기와 수화 기술을 배우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상호 작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이의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로봇이 부모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불가피하게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기의 관심을 끌며 언어 실습을 하는 것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 로봇은 무표정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큰 눈을 이용해 유아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큼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