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Siri)’를 지원하는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과 본격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팀 쿡 애플 CEO는 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산호세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에서 ‘시리’를 지원하는 스마트 스피커 ‘홈팟(Homepod)’을 발표했다.

7인치(18cm) 크기의 스마트 스피커인 홈팟은 지난 2011년 아이폰에 처음으로 탑재된 인공지능 음성 비서인 ‘시리’를 채택했다. 홈팟은 다른 기업들의 스마트 스피커와 달리 새로운 음악을 청취하고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홈팟이라는 이름 자체가 애플의 음악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연상케한다. 홈팟 가입자들은 ‘애플 뮤직’ 서비스에 가입해 4천만개에 달하는 방대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홈팟은 애플이 설계한 트위터, 우퍼 등 스피커 기술을 채택했다. 또한 음성 명령에 따라 방의 형태와 크기에 맞게 소리를 조정할 수 있는 A8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총 6개의 마이크를 통해 음성 명령을 처리한다.

애플은 ‘시리’가 홈팟 사용자들에게 ‘음악 감정가(music connoisseur)’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리가 사용자의 음악적인 취향을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팀 쿡은 WWDC에서 "홈팟이 가정용 오디오를 재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팟은 스마트 가전 제품 제어, 뉴스 검색, 메시지 송신 등 기능도 제공한다.

애플은 오는 12월 미국, 영국, 호주에서 홈팟을 판매한다. 가격은 349달러. 아마존 에코가 180달러, 구글 홈이 13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배 정도 비싼 셈이다.

홈팟은 지난 2014년 애플 워치가 발표된 이래 3년만에 애플이 새로 내놓는 제품이다. 하지만 애플 워치는 생각 만큼 크게 히트를 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이번에 내놓는 홈팟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