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신문사
> 오피니언 > 칼럼
DARPA 모델을 따라야 하는 이유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9.22  22:03:43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로봇산업은 크게 3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전문서비스 로봇의 확산, 둘째는 그 중심에 미국이 자리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파급효과를 의식한 대형프로젝트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3가지 흐름은 각기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긴 하지만 만약, 한가지만 꼽으라면 당연히 '대형프로젝트의 활발'이 가장 유력한 흐름이 될 것이다.

사실 60년대 까지만 해도 로봇,특히 산업용 로봇에 관한 연구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 노조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생산자동화는 미국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 시기에 자동차,전자,반도체,기계산업의 세계적인 판도가 정해진 것은 아이러니다. 그 중심에 일본과 독일이 있었다. 로봇은 결과적으로 미국중심의 산업 지도를 재편한 셈이다.

이 지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준 게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의 디지털경제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들이댄 미국은 세계 경제를 다시 호령하게 되고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미국이 로봇이 아닌, 디지털을 내세운 것은 결과적으로 매우 시사적이다. 로봇으로는 이미 일본이나 독일을 당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였을까. 암튼 디지털을 앞세운 미국의 승리는 세계 산업 질서가 더 이상 로봇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아님을 일깨워줬다.

그런데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은 정부 대학 기업이 총동원해서 산업용 로봇을 이을 새로운 로봇 연구에 골몰했다. 로봇에 지능을 불어넣고 사람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그것이다. '아시모' 'HRP-2' '아이보'와 같은 로봇들이 등장한 게 이때다. 이 열풍의 맨 앞에 자동차회사 혼다와 토요타가 위치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혼다와 토요타는 로봇을 앞세워 GM과 포드를 밀어내고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연구가 시작된 지 20년이 다 돼가지만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인간과의 상호작용(HRI)과 같은 핵심 기술의 발전이 더딘 이유도 있겠지만 그 쓰임새가 명확하지 못한 게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1970~80년대의 산업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사람에게 꼭 필요한 수준에 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아시모' 나 '키로보'가 일본의 HRI기술 과시용이나 자동차회사의 마케팅 홍보용 이상의 용도는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 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대규모 전문서비스 로봇 프로젝트들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무인 운송수단, 극지탐사,국방과 안전,고령화 분야의 과제들이 대표적인 예다. 과제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미래 산업인데다 산업연관 효과나 사회파급 효과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예컨대 1980년대 자동차 조립라인에 투입된 산업용로봇은 자동차 회사의 생산성 향상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반면 로봇(무인)자동차는 완성차 업계와 부품업계의 제품 전략은 물론 도로 체계와 운전문화 등 사회전반에 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0여 년 동안 국방부 종합방위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이 같은 전략을 기획하고 조정해왔다. 한편에서는 디지털을 앞세우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10년을 위해 전문서비스 로봇을 준비해온 셈이다.

이미 수백여 변종이 등장한 무인항공기 '드론', 로봇병사 '펫맨' 과 '애틀러스', 로봇자동차 '구글카'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수술로봇 '다빈치'와 청소로봇 '룸바'도 그 출발점이 90년대 DARPA가 주관한 과제였음은 물론이다. 최근에는 'DARPA로봇 챌린지'라는 경연대회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태 같은 극한상황을 극복할 재난로봇 과제를 공모 중이다.

파급 효과를 강조하는 DAPRA 과제 모델은 유럽과 일본에서도 그대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네덜란드의 쉘 등 6개국 10개 기업이 참여하는 석유화학 검사로봇 개발 프로젝트(페트로봇)을 가동했다. '페트로봇'은 벌써부터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관련 로봇의 제작과 로봇검사 서비스가 EU권역의 새로운 수출품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에 앞서 EU는 지난 2월 프랑스해양개발연구소(IFREMER) 등 5개국 해양관련연구소를 참여시킨 해저로봇탐사개발계획(MORPH)도 추진중이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와 미래산업 육성을 함께 대비하겠다는 방침아래 간호보조 로봇산업을 띄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얼핏 들어도 간호보조 로봇은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사회적 특성과 딱 들어맞는 과제로 보인다.

엊그제 본지가 주최한 '2014 로봇정책 운용방향' 간담회에서도 의미 있는 시사점 하나가 도출됐다. 정부관계자와 로봇담당PD가 앞으로 우리나라 로봇 과제에도 DARPA모델을 참조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무려 1조원을 투입하고도 변변치 않는 성과에 애간장을 태워왔다. 애당초 투자나 연구방향이 세계의 흐름을 쫒아가지 못했던 탓이다. 이 참에 정부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정부가 바뀌고 담당자가 바뀐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행스럽기 조차하다. 지금 한창 작업중이라는 '제2차 지능형로봇기본계획(안)' 마련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다. 서현진∙ 본사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서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인기기사
1
'팬데믹 이후 인더스트리 4.0 의 혁신 트렌드'
2
'2021 하노버 온라인 메세 산업기술 동향과 인더스트리 4.0'
3
㈜인천로봇랜드,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업무 협약 체결
4
바이두, 지난 2일부터 베이징서 완전 자율 로보택시 운영
5
정부, 로봇 보급 확대에 대비해 '안전성' 강화한다
6
라운지랩, 회전형 레일 시스템 접목된 에스프레소 로봇 운영 시작
7
중국산 4족 보행 로봇의 '가격 공세'
8
피앤유드론,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체결
9
큐렉소, 4월까지 의료로봇 8대 수주 확보
10
獨 윙콥터, 한번 뜨면 3곳 배송 서비스용 드론 개발
로봇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국제표준간행물번호 ISSN 2636-0381 *본지는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심의 준수 서약사입니다
08298) 서울 구로구 공원로 41(구로동, 현대파크빌 427호)  |  대표전화 : 02)867-6200  |  팩스 : 02)867-6203
등록번호 : 서울 아 02659  |  등록일자 : 2013.5.21  |  발행인·편집인 : 조규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경일
Copyright © 2013 로봇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