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 상사(boss) 또는 관리자가 등장해 평균적인 수준의 일반 상사 또는 평판 나쁜 상사를 추월해 훨씬 더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흔히 리더십은 조직의 관리자나 정치가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으로 이해되지만 리더십의 핵심적인 요소를 파악해 인공지능으로 대체한다면 사람보다 훨씬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컬리지런던대학 교수이자 '호간 어세스먼트시스템즈'의 CEO인 토마스 차모로-프레뮤직(Tomas Chamorro-Premuzic)의 주장을 바탕으로 로봇 상사(또는 관리자)가 인간 상사보다 리더십 측면에서 훨씬 더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로봇 상사가 존재하지 않지만 수십년안에 로봇 상사가 인간을 관리하는 시대가 올것이란 전망이다.

리더십은 특정 그룹이나 팀이 보다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지도자의 능력 또는 자질을 일컫는 용어다. 하지만 100여년에 가까운 리더십에 대한 연구 성과, 그리고 최신의 과학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리더십도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게 토마스 차모로-프레뮤직 교수의 생각이다. 로보틱스 분야의 선구적인 연구자이자 사이버내틱스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노베르트 위너(Norbert Wiener)' 역시 명확하고 지능적인 방식을 통해 리더십도 기계로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효과적인 리더십의 중요한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로 '기술적인 전문성'을 꼽을 수 있다. 조직의 보스나 지도자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이나 일반적인 지식에 관해 부하 직원이나 다른 조직원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전문지식은 규칙과 사실로 축소될 수 있으며 자동화가 가능하다.

지도자들이나 상사들이 갖고 있는 논리력이나 추론 능력 역시 인간의 고유 영역은 아니다. 사람은 보통 30세에 논리력이나 추론 능력에서 정점에 도달하지만 지능형 기계는 수많은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처리하고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의 한계가 없다. 물론 로봇 상사가 사람이 갖고 있는 인간의 직관적인 능력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직관력이 리더십의 효과를 높인다는 실제적인 증거는 없다. 오히려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는 직관력은 편견,차별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리더십의 또 다른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진실성(integrity)’을 꼽을 수 있다. 진실성은 조직원들이 헌신하게 만들고 언행일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진실성이 없는 리더는 조직내의 팀원들이 비윤리적인 또는 반조직적인 행위를 하도록 만든다. 부도덕하고 반조직적인 행동의 빈도가 높아지면 조직내의 정직성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로봇 상사(또는 지도자)는 인간 관리자 보다 높은 수준의 진실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로봇은 조직의 이해에 봉사할 수 있는데 반해 인간 상사나 지도자들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아 도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관리자의 67%가 이기심 또는 자아 도취로 인해 리더십에서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인식 능력도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다. 자기인식 능력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자아인식 능력을 갖춘 리더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추고 해석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피드백한다. 하지만 자기인식 능력도 로봇으로 모델화할수 있다. 인공지능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받아 자신을 재조정할 수 있다.

리더십의 마지막 핵심 요소는 'EQ(감성지능)'다. EQ는 매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도 리더들이 감정에 휘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감정 컴퓨팅 기술은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꼭 사람과 같은 감성지능 방식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느낄 필요가 있냐는데 있다. 오히려 EQ가 높은 사람은 감정적이라기보다는 냉정하다. 조직의 리더들은 매우 감정적인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흥분하지 않는 게 체질화되어 있다.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감정적인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선 낮은 EQ를 갖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을 창조하는 게 오히려 요구된다. 이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컴퓨터에 의해 생성된 관리자’라는 개념이 아직은 먼 미래의 일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수십년내 로봇 리더나 상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