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불법 어업활동을 감시해온 해양 로봇 ‘웨이브 글라이더(Wave Glider)’가 장기간의 활동을 마치고 하와이로 복귀했다.

리퀴드 로보틱스(Liquid Robotics)는 최근 자사의 웨이브 글라이더가 남태평양 피트케이언섬 해양보호구역(Pitcairn Island Marine Sanctuary)의 감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하와이 빅아일랜드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최초의 장기 무인 해양로봇으로 피트케이언섬 해양보호구역 주변에 일어나는 불법 어업을 방지하려는 영국 외무성(FCO:Foreign & Commonwealth Office)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7일 남태평양에 투입됐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미션 기간 중 지금까지 거의 도달하지 못했던 바다 지역에서 9516개에 달하는 각종 기상 및 해양 측정 데이터와 해양 생물 다양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불법 및 무분별한 어업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미 국무부가 지원하는 세계적인 피셔커톤(Fishackathon) 활동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미션 수행 후 원격으로 조종돼 2808해리(5천200km)를 운항해 회귀했으며 전체적으로는 213일동안 총 7205해리(1만 3344km)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장기간 자율 운항하며 강한 적도 해류와 예측 불가능한 바다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파손이나 고장없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함에 따라 장기 무인 해양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더욱 크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퀴드 로보틱스 측은 “이번 성과는 무인시스템이 자율적인 미션을 수행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제 웨이브 글라이더 플랫폼을 활용해 사람과 대형 선박을 보내지 않고도 그동안 접근 불가능했던 바다에서 원하는 활동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다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많고 고비용과 사람을 투입해야 하는 리스크 등으로 인해 연구 활동은 물론 상업이나 방위 활동 등에서도 제약을 받아왔다. 웨이브 글라이더와 같은 무인 해양 로봇을 통해 바다에 대한 인간의 활동 반경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리퀴드 로보틱스 측의 설명이다.

로저 하인 웨이브 로보틱스 공동 창업자겸 CTO는 “웨이브 글라이더는 원거리 바다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사람이 직접 배치하거나 복귀하는데 드는 비용없이 지금까지 접근 불가능했던 해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