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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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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1  2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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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밥 딜런의 60년대 명곡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을 70년대에 양병집이 '역', 그리고 90년대에 김광석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 번안해 부른 노랫말 중 일부분이다.

이들 뮤지션들은 모두 우리네 인간사의 어울리지 않는 사물에 대한 편견과 모습을 노래말에 담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노랫말을 들으며, 곡의 원래 의미와는 달리 평소 엉뚱하지만 그 속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동차는 왜 네 바퀴로만 달려야 하는지'
'자전거는 왜 두 바퀴로만 달려야 하는지'
'비행기는 왜 하늘만 날라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배는 꼭 물위로만 가야 하는 걸까'

이 노래가 유행하던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던 기술들이 이제는 실제 상용화되고 있고, 또 거의 기술 완료가 되어있는 것도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로봇 전공 동아리이다. 2007년에 조직이 되어 어느 전공 동아리처럼 경진대회 참가는 물론, 입상한번 해보지 않았다. 그저 엉뚱하지만 그래도 창의적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 최소한 재활용되는 것들을 이용해서 남들이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만들어보자.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남는 것은 학생들이 만들다 만 미완성의 작품들. 제 아무리 값비싼 부품들을 이용하고, 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만든 작품이라도, 동작이 안된다면 그것은 단지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짧은 전문대학 학창시절에 이제 조금 된다 싶으면 졸업이니, 그렇게 해서 만들다 만 작품들이 연구실 곳곳에 즐비하다. 그래도 나는 버릴 수 가 없다. 당시의 그들 손때가 묻어있고, 그러면서 새롭게 활동하는 후배들이 선배들이 못 다 이룬 고철 덩어리를 제대로 동작시킬 수 있는 작품으로 승화시켜보기 위한 목적도 있다.

가끔 경진대회도 나가보았다. 밤을 새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참가한 경진대회였는데, 완벽하게 동작은 되었지만 애꿋은 규정 위반(움직이지 말아야할 상황에서 움직였다는 이유)으로 탈락하는 경험도 있었다. 학생들도 나 자신도 그저 허탈한 웃음만 남게 된다. 그래도 올해는 우연한 기회에 참가한 로봇 경진대회에서 입상도 하게 되었다.

입상의 종류를 떠나 참가한 대부분의 로봇들과 달리 엉뚱하지만 그들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 묻어있는 우리 로봇이 참 자랑스럽다. 전공 동아리의 첫 출발할 때의 기치와는 달리, 어느 전공 동아리처럼 경진대회 입상을 꿈꾸는 조금은 상업적인(?) 목적의 동아리가 될까봐 사뭇 두렵기도 하다. 경진대회 참가와 학교 축제를 위한 전시회 출품이라는 2가지 프로젝트를 가지고 무엇을 먼저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학생들의 반응은 후자였다. 경진대회 입상보다는 다양한 부류에게 우리가 만든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우리만의 로봇을 보여주고 함께 동화되는 모습을 즐기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흐뭇하다. 가끔식 들려오는 모터 구동 소리와 프로그램 코딩을 위한 키보드 자판 소리만이 조용한 정적을 깰 뿐이다. 그렇게 시작되는 작업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다. 어떤 때는 식사시간도 놓친다. 집중? 몰두? 이런 수식어가 어울리며, 그들도 만들고 나도 만든다. 로봇을 만들다기 보다는, 그저 우리가 생각했던 동작을 꿈꾸는 장치를 만든다.

요즘은 레고 브릭을 통해 로봇을 만든다. 실제 사람 키 만한 휴머노이드를 만들고 있고, 나를 포함해서 휴머노이드를 구성할 머리, 몸통, 팔, 다리의 제작 역할도 있다. 비좁은 연구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백 가지가 넘는 레고 브릭들을 고르며, 이리 끼워보고 저리 끼워보고, 그러면서 제대로 동작이 될 때는 본인들만의 이유있는 환호성도 들린다. 기존 휴머노이드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과 동작을 꿈꾸다 보면 또 하나의 미소도 들려온다. 조만간 그들이 만들고 내가 만들었던 각각의 장치들이 합체를 이루는 순간 우리는 또 하나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이루게 될 것이다. 고정환 ∙ 인하공업전문대 메카트로닉스과 교수 / 학과장

고정환  jhko@inhat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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