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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로봇경진대회 참가기 ③미네소타 지역대회에서 세계대회 출전권을 거머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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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2  09: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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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FIRST재단은 FIRST 로봇경진대회(FRC) 인 'LOGO MOTION'에 참가하는 팀들이 6주간 수행해야할 과제들을 발표했다. 2010년말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우리 로봇공학부도 이 과제들을 준비하면서 2011년을 맞이했다.

이 과제는 토요일 전세계에 동시 생중계되었고, 우리 로봇공학부도 앞으로 6주간 어떻게 로봇을 만들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우리가 팀으로써 가장 먼저 결정한 일은 주별목표를 정하는 일이었다. 1주차는 로봇에 대한 모든 디테일을 포함한 계획을 함께 수립하는것, 2주차는 로봇 동체 완성하기, 3주차는 로봇주행을 가능하게 하기, 4주차는 튜브를 고리에 걸 엑츄에이터, 5주차는 튜브를 집을 집게, 6주차에는 로봇이 전부 완성되어 실제 경기장과 같이 만들어진 장소에서 실험을 해보는 것 이었다.

2011년 시즌 준비
당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개인을 떠나 팀워크를 갖추는 일이었다. 비록 시즌전부터 팀워크를 강조하긴 했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에서 나(I) 보다 우리(We) 를 더 중요시하게 되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렸다. 처음 몇주간은 지속적으로 팀을 괴롭히는 요소가 되었다.

과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동체 바퀴 선택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은 의외로 오랜시간의 토론을 거쳐야 하는 복잡하고 힘들었다. 우리가 염두해 두었던 바퀴의 종류는 3가지였다. 일반 자동차에 쓰이는 공압 바퀴, 탱크형식의 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접지력 강한 바퀴, 그리고 모든 방향으로의 주행이 가능하고 뛰어난 방향 전환성을 가진 매카넘 바퀴였다. 각기 장단점이 극명하게 달랐기 때문에 각 바퀴들을 비교해 놓은 표가 필요하였지만 로봇을 접해본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을 잘 알지못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모아 장단점을 비교하고 토론한 결과 튜브를 좁은 고리에 걸기위해서는 매우 세심한 조종이 가능한 바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았다. 결국 방향 전환성이 뛰어난 매카넘 바퀴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주문한 매카넘 바퀴를 받았을때 우리는 또 한번 절망해야 했다. 예상과 달리 바퀴는 하나도 조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도 조립해본적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만 보고 조립을 해야했다. 심지어 왼쪽 앞바퀴 부품을 오른쪽 바퀴에 쓰기도 했다. 네개의 바퀴를 모두 조립해서 연결했을떄 바퀴 위치가 바르지않아 낙담하기도 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첫번째 단추를 꿰는데 모든 기력을 소진해버렸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직 로봇은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앞으로 갈길이 멀다는것을 모두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로봇 동체 제작과정은 비교적 무난했다. 로봇 길이를 결정하는데 가로 37인치, 세로 27인치에 모두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기본 골자인 C프레임을 자르고 연결하는 일을 하루만에 끝낼 수 있었다.

3주차에 접어들자, 이번에는 기존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로봇을 만들때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문제였다. 예정대로라면 3주차에는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단계였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전자부품이 필요했다. 이들 부품은 4~5주차에 진행할 엘레베이터 만들기와 집게 만들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었다. 더우기 가로 37인치, 세로 27인치인 로봇의 내부는 여러가지 모터나 컨트롤 부품과 보드를 채워넣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다른 기계 장치를 연결하기 위한 공간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당시는 3D캐드를 다루는 팀원이 없어 모든 디자인 작업을 종이에 직접 그렸다. 디자인 과정에서는 상세한 치수까지 모두 기록하여 추후에 있을 작업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그런데 2~3주차에 믿을 수 없는 비보가 전해졌다. 프로그래밍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던 팀원 하나가 중풍에 걸려서 쓰러졌다는 소식이었다. 로봇공학 뿐만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 생물학 분야에도 두각을 나타내던 팀원이었다.

3주차 부터는 모든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작업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그러나 한번에 확실히 일을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의 압박을 느끼지 않고 순조롭게 5주차까지 접어들었다. 엘레베이터와 집게손이 완성되었고 거의 모든 부분이 만족하리만큼 잘 움직여 주었다.

범퍼 설계가 잘못된 것이 발견돼 마지막 주에 예정됐던 연습경기를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긴 했지만 결국 6주차 마지막날 저녁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로봇을 봉인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첫 로봇의 이름은 CJ로 정해졌다. 중풍으로 쓰러진 팀원의 이니셜이었다.

'LOGO MOTION' 미네소타 지역 대회 참가
우리가 참가한 'LOGO MOTION' 지역대회는 '10,000 Lakes Regional'이라는 행사였다.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트윈시티 캠퍼스에 있는 2개의 경기장(Williams Arena, Mariucci Arena)에서 열린 이 대회는 150여개 팀이 참가하여 2박 3일간 치러졌다.

대회 첫날(목요일)에 연습경기를 진행하였는데 다행히 프로그램상의 별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연습경기에 참가한 팀 가운데 자동주행 모드에서 튜브를 걸어 점수를 얻는 팀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실패하지 않고 꾸준히 해낼 수 있는 팀들은 거의 없어 보였다. 주행모드에서 튜브를 걸어 올리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우리팀은 자동주행 모드에서 꾸준히 점수를 얻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집중적으로 연습한 결과 성공률이 90% 에 이르도록 하였다.

둘째날(금요일) 은 예선전이 진행되었다. 우리팀도 무작위로 선정된 다른 두팀의 로봇과 함께 한 조를 이루어 경기를 치루게 되었다. 그러나 9경기의 예선을 치루는 동안 단 한게임도 상위권 팀과 같은 조에 배정되지 않았다. 상위권 팀들과 항상 겨루게 되는, 1년차 신생팀으로써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든 셈이었다. 결국 예선전 결과는 3승 4패, 전체 랭킹도 40위 후반으로 밀려나 팀원들은 모두 포기하다시피한 분위기였다. 한가지 희망은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의 세부내용을 기록한 스카우팅 정보를 상위팀들이 알기쉽게 정리해서 나누어주면서 직접 설명해준다면 우리팀을 기억하고 선택 해 줄거라는 믿음이었다. 또 9경기 중에 아직 치르지 않은 2경기를 다 이긴다면 순위가 올라가고 팀의 인지도도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그날 일정을 모두 마친 다음 스카우팅 정보를 보고 상위팀들에게 나누어줄 유인물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절대적인 수치로 놓고보면 그렇게 좋은팀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포장을 해야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있는만큼만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로 했다.

A4용지 절반 크기에 우리 팀이 기록했던 가장 중요한 사실들을 써 넣었다. 경기당 평균 14.1점을 기록했고, 공격 포인트에선 랭킹 40위대 후반보다 훨씬 좋은 24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자동주행모드에서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안정적으로 성공한 점, 팀의 평균 랭킹은 37위이었지만 상대한 팀은 31위로 주로 강팀을 상대했던점, 그리고 참여 경기의 80%이상 점수를 책임지고 넣었다는 점도 포함시켰다.

마지막(토요일)날 오전, 다른 팀들이 남은 예선경기를 준비하고 있을때, 나는 랭킹 상위팀들을 찾아다니며 작성한 유인물을 나누어주고 팀의 장점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던중 알게된 재미난 사실중 하나는 상위팀들은 대부분 조직적으로 짜여진 스카우팅 팀을 두고 모든 경기의 정보를 입력해서 자신들의 색깔에 맞게 분석해놓은 자료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찾아간 팀들마다 자신들의 자료들과 내가 설명하는 정보를 비교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부 상위팀의 리스트에는 이미 우림 팀이 올라가 있기도 하였다. 여러 팀과 만나 우리 팀을 어필하다보니 우리도 충분히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2경기 예선에서 1승 1패를 하는 바람에 결국 최종 순위는 33위로 마감하였다.

토요일 오후에 결승 토너먼트가 진행됐다. 결승 토너먼트는 1위팀 – 8위팀, 2위팀 – 7위팀, 3위팀 – 6위팀, 4위팀 – 5위팀이 붙어 3전 2선승제로 승자를 가렸다. 그런데 이때 1위부터 8위팀이 다른팀들과 동맹을 맺는 동맹 선택(Alliance selection) 기회가 주어진다. 팀을 고를때는 형평성을 유지하기위해 1위부터 8위까지 먼저 한팀씩 선택한 후, 8위부터 1위로 다시 돌아오는 역순으로 두번째 팀을 고른다.

각 팀 리더들은 밖에서 대기하다가 선택이 되면 바로 경기장으로 올라가 상위팀의 제안을 수락 혹은 거절하면 된다. 이때 팀간의 부정이나 비리를 예방하기위해 상위팀이 아닌경우 제안을 거절하게되면, 그 팀은 자동적으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없게된다.

나는 우리팀의 대표로 경기장 밖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1위부터 8위팀이 순번대로 첫번째 선택팀을 모두 지명할 때 까지 우리팀은 호명되지 않았다. 크게 실망하고 있었는데 7위팀이 2번째 라운드에서 우리 팀을 선택하는게 아닌가!.

4강진출, 그리고 세계대회 출전권
우리팀은 예선 7위팀과 7위팀이 1라운드에 지명한 팀과 함께 연합팀을 구성하고 오후에 있을 결승 토너먼트를 준비했다. 세 팀이 함께한 미팅에서 가장 심도있게 논의 한 것은 맞붙게 될 예선 2위팀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하는 전략이었다. 세 팀이 모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인지 아니면 방어를 전문으로 하는 로봇을 둘지에 대한 내용 등이 논의됐다. 우리 연합팀의 세 로봇은 모두 자동주행모드에서 점수를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일반 주행모드에서도 튜브를 걸어 넣는 능력이 모두 뛰어났다. 다만 다른 상위 팀에 비해서는 조금 느리다는 게 단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주행모드에서만 튜브를 걸어 점수를 얻고 그 뒤로는 지속적인 방어를 통해 상대팀의 점수를 방해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점심 시간에도 점심은 커녕 물한잔 마실 틈도 없이 로봇을 대기시키고 2위팀과의 결전을 기다렸다.

막상 경기에 나서보니 2위 연합팀 로봇이 우리 연합팀 로봇에 비해 강력해보여 낙담하는 팀원들까지 생겼다. 우리가 7위 연합팀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튜브는 동그랗고 세모꼴이며, 네모났다. 첫경기를 56: 66이라는 아슬아슬한 점수차이로 이겼다. 2위 연합팀의 로봇은 더 잘만들어진 로봇일거라는 선입견을 깨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연이어 벌어진 2번째 경기에서는 83:62로 패배하고 말았다. 운명은 3번째 경기에서 갈리게 되었다. 운명의 여신은 최선을 다한 우리 연합팀의 손을 들어주었다. 결과는 72:89, 세트스코어 2대1이었다.

4강전 상대는 최강으로 평가를 받아온 1위 연합팀이었다. 우리 연합팀은 또한번 기적을 만들어냈다. 예선전에서 9승 무패를 기록하고 8강전에서도 상대팀을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이겼던 1위 연합팀을 7위연합팀인 우리가 72:89로 제압한 것이다. 그순간 우리 연합팀은 성급하게 우승을 떠올렸다. 역시 마음이 앞서면 몸이 안따라 주듯, 마음이 앞서니 로봇이 따라주지 않았다. 2번째 경기는 80:77로 패했다. 그런데 3번째 경기를 앞두고 우리팀 로봇의 엘레베이터 역할을 하던 강철 끈이 끊어져 버렸다. 15분의 타임아웃을 요청하고 수리를 시도했으나 100% 원상복구는 불가능했다. 결국 3번째 경기는 처참하게도 105:59로 패하고 말았다.

우승은 예상대로 1위연합팀에게 돌아갔고 우리 연합팀은 4강에 만족해야 했다. 처음으로 로봇을 만들어 출전한 2011년 대회는 그렇게 끝나 가는가 싶었다. 더우기 우리는 매년 수십개의 팀이 만들어지는 미네소타 지역에서 1~2팀이 뽑혀 나가는 세계대회에 나갈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론 우승이 아니더라도 세계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은 있었다. '신인 올스타상(Rookie All-Star Award)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1위 연합팀에 아깝게 패했다는 충격에 그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런데 심사위원이 읽어 내려가는 심사결과를 듣는 순간, 그 내용이 우리팀이 경기중에 계속 심판들에게 어필했던 점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 줄을 읽어내려갈때 쯤엔 우리팀의 수상을 확신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세계대회 출전을 보장하는 '신인 올스타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누릴 수가 있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앞으로 세계대회까지 남은 4주를 어떻게 보낼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네소타의 지역대회 수준도 높았는데, 세계대회는 과연 얼마나 뛰어난 팀들이 나올지 상상도 할수 조차 없었다. 또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수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유영현 학생기자ㆍ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경제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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