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가 찍은 거대 로봇 사진

미 공군이 지난 1962년 방사능에 견디면서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차 형태의 거대 로봇을 개발했으나 계속 추진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IEEE 스펙트럼'은 지난 1962년 미 공군 산하 '특수무기센터(Special Weapons Center)'가 개발한 무게 77톤의 거대 로봇을 당시 '라이프'가 찍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당시 이 로봇에 관한 기사는 과학전문지인 '포퓰러 사이언스'지 5월호에 개재됐다.

로봇의 명칭은 '비틀(beetle)'이다. IEEE 스펙트럼이 소개한 '라이프' 소장 사진을 보면 로봇의 매니퓰레이터가 여성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핵전쟁 등 방사능 대량 유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지만, 백인 금발 여성을 모델로 삼은 것을 보면 여성에 대한 안전 의식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 포풀러 사이언스지 1962년 5월호에 게재된 거대 로봇

'비틀'의 매니퓰레이터는 달걀을 깨지 않고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정밀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전차 모양을 한 로봇은 30cm 두께의 외벽으로 덮여 있어 내부 운영자가 방사능 걱정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내부에는 3톤에 달하는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어 내부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했으며 8시간 견딜수 있는 산소탱크도 있었다. 심지어 재털이도 있었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수 없지만 원격 제어도 가능했다.

이 로봇의 전체 배선 길이는 640km에 달했으며 가격은 150만 달러나 됐다. 너무 비싼 가격때문에 실전 배치가 힘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1962년 당시 포퓰러사이언스'는 제너럴 일렉트릭(GE)가 이 로봇을 제작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61년 3월 핵무기 탑재 항공기 제작 프로그램을 중단했는데, 공군의 거대 로봇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미 공군은 거대 로봇을 경량화하고 내부에 사람없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나중에 이 프로젝트는 NASA의 '핵로켓 프로그램'으로 이관됐다. 그러나 로봇의 신뢰성에 의문에 제기되면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