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손웅희 소장의 사회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은 ‘로봇산업클러스터 출범식’에 맞춰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국내 로봇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전문가 좌담회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사회는 KIRIA 이사이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손웅희 소장이 맡았다. 패널로는 KIRIA를 대표해 정경원 원장과 백봉현 실장, 로봇기업을 대표해 한화테크윈 김동일 전무와 유진로봇 박성주 부사장, 로봇수요처를 대표해 동양메탈 하수진 대표, R&D전문가를 대표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무 수석, 국내 진흥기관을 대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민병수 단장이 참석했다.

정경원 원장은 시작에 앞서 “출범식이 자축으로 그치지 않고 KIRIA와 로봇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고자 토크콘서트를 준비했다”고 밝히며 그간 국내 로봇산업이 성장세인 것은 맞지만 이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실적 호조가 반영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내 로봇산업의 실질적인 결실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로봇선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나라들이 오히려 로봇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글로벌 대기업들의 로봇분야 진출 경쟁이 치열해졌다”면서 산학연이 합심일체가 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행사가 로봇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수요처, 일반 시민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국내 로봇산업을 도약시킬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 동양메탈 하수진 대표

동양메탈 하수진 대표는 로봇도입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금속단조 부품 가공기업인 동양메탈은 그간 지속적인 불량률 발생과 청년인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공장 내 오퍼레이터의 숙련도는 10년 이상 되지 않으면 신뢰성을 갖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었는데 10년이 되면 다른 기업으로 스카웃되기 일쑤였다. 하 대표는 불안정한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오페레이터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로봇을 공정에 도입하기로 결심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은 공정의 표준화 작업이었다. 그러나 표준화에 성공하자 로봇을 도입할 수 있게 됐고 품질불량률이 급감했다. 이는 우수인력을 관리직으로 재배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러자 이직률도 덩달아 급감했다. 로봇 티칭과 소프트웨어 운영관리를 위해 대학인력을 끌어오게 되는 단초도 됐다. 하수진 대표는 “이런 걸 경험하지 못한 업체는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저도 그랬으니까요. 모르니까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덧붙여 “물론 로봇보급사업에 참여한 다른 기업 중에는 로봇을 이용하다가 결국 한쪽에 치워놓은 기업도 많다.”면서 운영의 어려움을 관리하는 후속 사업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해결할 지협적인 문제점 중 하나일 뿐이라며 본인과 같은 성공사례를 계속 발굴해 케이스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한화테크윈 김동일 전무

한화테크윈 김동일 전무는 삼성테크윈을 한화가 인수한 후 전문서비스로봇 중 특히 자율주행부문 기술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류운송, 감시관리 영역이 주요 타겟이라고 했다. 이어 통합 관제시스템을 포함하는 군집드론 토탈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향후 민수용으로 컨버젼하기 위한 연구도 내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존에도 에코시스템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으나 최근 외국기업에서 받은 컨설팅에서도 같은 조언을 받았다면서 에코시스템 구성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표명했다.

▲ 유진로봇 박성주 부사장

유진로봇 박성주 부사장은 KIRIA의 지원사업들이 지금까지는 ‘주로 국내 시장에 맞춰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우리끼리 경쟁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굳이 글로벌화 할 필요 없을 만큼 내수시장이 막강하고 영어권 국가들은 서로 단일시장으로 보는 것도 무방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의 빈약한 내수시장 현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글로벌사업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이어서 “오픈소스 같은 이미 개발된 기술들을 적극 활용하는 사업을 우선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독자 개발만을 중시하는 국내 풍조는 자칫 기술적 고립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신기술 컨설팅기업 룩스리서치(Lux Research)처럼 수요처를 발견해 투자로 연결하는 역할을 KIRIA가 담당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해외전담팀을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기술협력 단계에서 국제경진대회 등 오픈커뮤니티를 통해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들이 공동기술 개발을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업도 KIRIA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무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무 수석연구원은 예전 로봇PD 시절에는 "왜 기업들은 R&D과제에 큰 관심을 보일까?" 의아해 했었는데 '최근 창업을 하고나니 그럴 수 밖에 없더라'면서 그러나 현 단계에서 본인 기업에 맞는 제도가 어느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이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이 절실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민병수 단장은 IT가 하드웨어를 만난 것이 로봇이라면서 로봇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무한하게 봤다. 하지만 “가능성이 크고 투입되는 자본규모가 큰 분야일수록 부정부패가 치명타로 작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사업을 지원 하되 혜택도 제대로 전달되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패널토론 중간에는 일반 청중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도 가졌다. 홍재호 비즈넷 대표는 ‘KIRIA가 로봇컨설트기업이나 로봇마케팅 기업 또는 마케팅인력을 키울 계획은 없는지’ 여부를 질문했다. 이에 KIRIA 백봉현 실장은 KIRIA도 컨설팅이나 마케팅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계하는 사업으로 우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하스가 개발한 무인중장비 기술을 한화가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고, 국내 강소기업이 개발한 아띠를 SKT가 판매하는 사례를 이야기 했다.

토크콘서트를 맺으며 정경원 원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작년 로봇인의 밤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운을 뗀 뒤 “로봇은 10년 넘게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생각하는 것처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실제 성장동력이 되야 한다는 채찍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곧 KIRIA의 임무이자 로봇산업클러스터가 맡은 사명”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