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연구한다인공지능과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콘퍼런스(AIIDE)
승인 2015.12.04 04:41:05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4일까지 캐나다 앨버타 대학에서 인공지능 간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이 펼쳐졌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AIIDE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경진대회(AIIDE Star Craft AI Competition)는1979년 설립된 AAAI(the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의 세부분과 AIIDE(Artificial Intelligence and Interactive Digital Entertainment)가 주최한 행사다. 스타크래프트는 넓은 공간에서 여러 유닛들을 이동시켜 숨겨진 정보를 캐내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실시간 전략(RTS, real-time strategy) 게임이다. 따라서 이 게임을 인공지능 홀로 승리하게 만드는 것은 인공지능 연구에 있어 큰 도전이다.
이 대회는 스타 크래프트의 오픈된 C++ API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인공지능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AIIDE는 스타 크래프트의 최신 버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블리자드가 API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1의 확장판 브루드워에 대해서만 BWAPI(Broodwar API)를 오픈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BWAPI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경기를 참고해 빌드오더(건물 준공계획)를 세우거나 플레이 패턴을 가져올 수 있다. 인공지능을 전공하는 박사들만이 아닌 예술가나 게임 디자이너 같은 실무자도 참가할 수 있다. 주최 측의 인공지능은 각 팀들의 인공지능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대진계획을 수립한다.
올해는 12개국 22개 팀이 참가해 1800여 게임을 치렀다. 특히 올해부터 세 종족 중 하나가 랜덤으로 선택돼 각 팀은 세 종족에 대한 모든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 모든 경기를 마친 후에는 상위 3개 팀을 뽑아 Djem5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러시아 스타크래프트 선수와 결승전을 치렀다. 인간 챔피언 vs 인공지능 챔피언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인간의 승리로 돌아갔다. 아래 영상은 유일하게 인간 챔피언을 물리친 Tcsmoo 팀의 경기 장면이다.
각 개발자는 그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몇 가지 공통 질문을 FAQ로 제공했다. Tcsmoo 팀이 공개한 FAQ에 따르면 Tcsmoo가 상대를 공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Tcsmoo는 상대를 발견하면 우선 기준에 따라 몇 개 그룹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각 그룹은 같은 유닛으로 모으지만 가까이 있는 적군들은 하나의 그룹으로 간주한다. 그 후 그룹마다 가치를 매겨 공격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일꾼 그룹이 가장 가치가 높고 전투 그룹은 가치가 낮다. 만일 전투 그룹이 우리 기지를 공격한다면 가치는 단숨에 최우선이 된다.
이어 각 그룹마다 얼마만큼의 병력으로 응대할지 결정하기 위해 전투 시뮬레이션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적군 유닛들을 물리칠 만큼의 적정병력을 투입한다. 적군의 위치에 다다르기 위한 경로생성 메커니즘에 우리 팀만의 노하우가 깃들어있다. 생성된 경로 중에 다른 전투 그룹을 맞닥뜨리는 경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각 그룹에 적정병력을 배분하고 남은 병력들은 가장 큰 규모의 병력을 상대하도록 추가 배치된다.
각 전투 그룹은 공격범위보다 좀 더 넓은 위협영역을 설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후퇴 시 많이 활용한다. 대규모로 후퇴하는 경우 각 유닛들은 후퇴 영역의 가장 자리로 이동해 오목한 모양으로 이동한다. 이는 필요 이상의 손실을 줄여준다. 아울러 후퇴 시 내 병력들이 적군 병력보다 훨씬 작은 단위인 경우 맵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Tcsmoo 팀은 “각 팀들의 기술수준이 대회를 치르며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점점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1~2년 안에 아마추어 인간 참가자 정도는 손쉽게 물리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에게 승리하는 것은 아직은 먼 미래 얘기가 될 것 같다”는 단서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