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이 로봇을 이용해 이케아에서 구입한 의자를 조립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연구 과제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아직은 사람처럼 가구를 조립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었다. 자동차 조립처럼 비교적 단순한 조립 공정은 로봇이 소화할 수 있지만, 가구 조립 같은 비교적 복잡한 작업은 아직 로봇에 맡기기에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 등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난양공대 소속 과학자인 ‘프란시스코 수아레즈-루이즈’와 ‘쿠앙-쿠옹 팡’은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조립 의자를 이용해 로봇이 과연 사람처럼 조립 작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했다. 사람이 의자 등 가구를 조립할 경우 시간적인 차이는 없지만 무리없이 조립을 끝낼 수 있다. 사람은 주변이 좀 지저분하고, 다소 소란스럽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고 정해진 부품을 집어 구멍에 집어넣는 등 일련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로봇에게는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것이 ‘달에 착륙하는 것’ 만큼 어려운 과제다.
난양공대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 두 대의 6축 로봇 팔을 동원했다. 로봇 팔은 물건을 집을 수 있는 그리퍼를 갖추고 있다. 그리퍼는 힘센서가 있기 때문에 물건을 집을 때 얼마나 힘을 주어야하는지, 그리고 다른 부품과 조립시 얼마만한 강도로 밀어넣어야하는지를 안다.
이번에 연구에 투입된 로봇 팔은 6개의 카메라로 구성된 비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비전 시스템은 3mm 정도의 위치 정확도를 갖고 있다. 의자를 조립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하위 작업을 수행했는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가령 못을 집어 긴 막대의 구멍에 못을 박는 작업도 이들 작업 가운데 하나였다. 이 작업은 세 개의 동작으로 이뤄진다. 로봇 팔이 못을 집고, 다른 로봇은 긴 막대를 집어 올린다. 이어 못을 긴 막대에 나 있는 구멍에 박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문제가 생겼다. 로봇 팔의 비전 시스템이 아주 작은 못을 찾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연구팀은 여러 부품을 그리퍼 바로 근처에 둬 문제를 해결했다. 부품이 놓인 책상의 조명도 밝게 해 쉽게 부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은 주변이 어둡고 부품이 놓인 곳이 지저분하더라도 문제 없이 부품을 찾아 조립할 수 있지만 로봇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 로봇 팔은 여러 차레의 시행착오 끝에 못을 긴 막대기의 구멍에 집어 넣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난양공대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로봇이 사람 수준의 제품 조립이 가능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도가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며 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