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정지궤도(GEO) 상에서 위성의 수리, 연료 재충전 등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우주 항구(space port)를 건설한다. 로봇이 GEO상에 상주하면서 위성이 고장나면 바로 수리하고 연료 재충전, 우주선 조립 등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정지궤도는 대부분 통신위성이 위치하는 곳이어서 향후 통신산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지궤도에 있는 통신위성의 평균 수명은 25년 정도인데, 로봇 우주항구에서 정비를 하게 되면 통신 위성의 수명이 연장되고 우주 쓰레기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우주 항공 관련 매체인 '스페이스 닷컴'에 따르면 DARPA는 가까운 장래에 GEO상에 우주 항구 역할을 담당할 '교통 허브'를 건설하기로 하고 로봇 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피닉스'다.

NASA 우주 비행사 출신인 '팜 멜로이(Pam Melroy)' DARPA 전략기술국 부국장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동, 수리, 연료 재충전, 성능 개량 등 미션을 우주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우주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이는 이달 10일 세인트 루이스에서 개최된 DARPA 미래 테크놀로지 포럼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DARPA는 로봇 우주 항구 건설 계획을 세계 곳곳에 위치한 항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전세계 선박들이 바다를 항해하다 항구에 돌아와 선박을 보수하고 연료를 재충전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정지궤도상에 로봇 우주 항구를 건설키로 한 것은 정지궤도가 지구의 대기권 영향을 덜 받고 공전속도가 늦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위험성이 낮기때문이다. 우주비행사를 보낼 경우 따뜻하고 숨쉴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데 비해 로봇을 보낼 경우에는 이런 부담이 없어진다.

멜로이는 "우주 항구에 보낼 로봇 팔은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형태지만 자동화와 안전성 측면에선 훨씬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