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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잃어버린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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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15  07: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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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퍼시픽 림'에는 괴수 '카이주'를 무찌르기 위해 만든 일본ㆍ중국ㆍ러시아ㆍ호주ㆍ미국 등 5개국의 로봇 연합군이 등장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카이주'를 무찌르는 것은 미국의 로봇 '집시 데인저'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혹자는 이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세계 로봇계 흐름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끌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냥 흘려버릴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올해 세계 로봇 시장규모는 대략 3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70%가량은 아직 일본과 독일이 주도하는 산업용 로봇 분야이다. 로봇산업이 본격 궤도에 오른 70년대 이후 30년이 넘게 고착돼온 구도이다. 그러나 이런 구도는 최근 서비스로봇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조짐의 중심에 미국이 있고 미국의 중심에 국방부 종합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른바 돈이 되는 로봇으로 부상한 것들은 청소로봇, 교육로봇, 재활로봇, 국방로봇, 재난로봇 등 서비스로봇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무인항공기 ‘드론’은 로봇의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 일까를 생각하게 해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같은 서비스로봇 개발 과제들을 주도한 곳이 바로 DAPRA이다. DARPA는 현재 세계 로봇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DARPA로봇 챌린지’라는 재난로봇 경연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DARPA는 앞으로도 미국이 세계 서비스로봇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로봇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서비스용 로봇만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제조업의 부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다. 애플이 중국에 있는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들여 오겠다고 하자, 오바마 정부가 크게 반긴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미국기업들이 엄청난 인건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은 로봇 설비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기술잠재력과 연구기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동안 세계 로봇산업의 중심에서 비껴나 있었던 것은 이 나라의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산업용 로봇이 급성장하던 8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먹혀 들고 있었다. 정치적으로 막강한 힘을 가졌던 자동차노조가 그 중심에 있었다. 이렇게 경직돼 있던 미국사회가 제조업의 부활과 함께 로봇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차라리 아이러니컬하기까지 하다.

반면 일본에서는 처음부터 큰 거부감이 없었던 탓에 토요타, 소니, 미쓰비시와 같은 기업들이 로봇도입에 앞장을 설 수 있었다. 이 결과 일본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돼 전세계 제조업을 선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주목되는 것은 로봇의 미래에 대한 일본의 생각이 미국과 다르다는 사실이다.

현재 일본은 산업용 로봇 다음으로 인간을 닮은 모습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미래를 걸고 있다. 싱크탱크인 일본산업총합연구소(AIST)와 도쿄대를 비롯해서 혼다와 토요타 등 기업들의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기술적으로 갈 길이 먼데다, 당장 시장성도 담보되지 않은 분야인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세계 로봇산업을 서비스로봇 중심으로 바꾸어가면서 산업용 로봇의 시장성도 함께 유지하겠다는 현실적 판단인 반면, 일본은 그 다음 시장을 바라보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일이긴 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산업용로봇 다음에 서비스로봇 시장이 온다는 것이 자명해진 이상, 미국의 판단이 우리에게 보다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제부터가 관건이다. 전세계 로봇계에서 '잃어버린 30년'을 미국이 어떻게 되찾아 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서현진 • 본사 편집고문 suh@irobotnews.com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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