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포드대 로봇공학자들은 스마트 지팡이를 사용하는 ‘수프라페드(SupraPed)’라고 이름 지어진 로봇 플랫폼을 개발해 오고 있다.

험준한 산악지대나 땅바닥이 울퉁불퉁한 지형, 그리고 잔해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재난지역에서 로봇의 기동성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공학자들은 4족로봇을 비롯한 다족로봇이나 혹은 뱀로봇 등을 개발하여 이동성을 확보한다.

그러나 문제는 두발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이 험악 지형에서 어떻게 기민한 모빌리티를 확보하는가이다. 휴머노이드는 평지나, 또는 계단 등 비교적 바닥이 고른 지형이나 지역에서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보행 또는 주행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고르지 못한 환경(unstructured environment)에서 2족 로봇 휴머노이드는 보행에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되거나 아예 불가능하게 된다. 특히 간극(間隙)이 벌어진 곳을 건너뛰는 것은 로봇이 기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는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없는 난제다.

예를 들어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의 빅독(BigDog)은 4족 로봇이어서 주, 보행에는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러나 만약 건물 잔해 더미 속에서 사람을 끄집어낸다거나, 문을 여는 등 손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전혀 속수무책이다.

사람도 역시 2족 동물인 만큼 산을 타거나 얼음 위를 걸을 때는 균형을 잡기가 힘들다. 그래서 인간들은 지팡이를 의지하는 지혜를 짜냈다.

26일 과학전문사이트 피즈(phys.org)에 따르면 스탠포드대학 인공지능연구소 정수연 박사는 휴머노이드의 보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기구를 쓰는 아이디어를 냈다.

정 박사는 “그동안 로봇공학자들은 로봇이 인간을 모방하도록 하는데 많은 시도를 해왔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 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자신들의 능력이 한계에 봉착했을 때 항상 다양한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이를 극복해 왔다는 사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아마 인간이 고안해 낸 가장 유용한 보조도구 가운데 하나가 보행용 지팡이가 아닐까? 지팡이는 걷는데 도움을 줄뿐 아니라 무거운 짐의 하중을 분산시키기도 하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널 수 있어 안전 확인에도 최적의 툴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탠포드대 로봇공학자들은 스마트 지팡이를 사용하는 ‘수프라페드(SupraPed)’라고 이름 지어진 로봇 플랫폼을 개발해 오고 있다. 이 로봇은 지팡이를 이용해서 몸의 균형을 잡고, 거친 지형을 헤쳐 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수프라페드는 스마트 지팡이를 이용해 거친 지형에서 탐사 활동을 벌일 수 있으며 활동 반경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 지팡이를 센서로 활용하여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원격조종자에게 전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