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텍이 개발한 지네 로봇(사진=조지아텍)

모바일 로봇에 다리를 많이 추가할수록 추가적인 센싱이나 제어기술 없이도 울퉁불퉁한 지면을 더 잘 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박시 총(Baxi Chong) 조지아텍 연구팀은 수학자이자 컴퓨터과학자인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영감을 받아, 지네를 모사한 이동 로봇을 제작하고, 다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로봇의 이동 능력을 평가했다.

클로드 섀넌은 확률론을 이용해 정보를 전송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완벽한 통신 선(wire)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소음이 많은 통신 채널이라도 ’중복성(redunduncy, 여분)’을 활용하면 정보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조지아텍 연구팀은 주변에 쓰러진 나무들이 있거나 큰 바위가 있는 험한 지형에서도 센서나 카메라의 도움 없이 로봇에 다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로봇이 화물을 운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대부분 모바일 로봇은 관성 센서를 사용해 공간을 어떻게 이동하는지 인식한다. 하지만 조지아텍 연구팀은 추가적인 센싱이나 제어 없이도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로봇의 이동, 즉 화물 운송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가능한지를 입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지네에서 영감을 받아 여러 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지네 로봇을 만들었다. 이어 다리를 많이 추가할수록 센싱이나 제어 기술 없이도 지네 로봇이 울퉁불퉁한 지면을 잘 횡단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일관적이지 않은 자연환경을 모방하기 위해 지면을 만드는 실험을 연속적으로 진행했고, 다리의 수를 6개부터 시작해 최종적으로 총 16개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로봇의 이동 능력을 평가했다.

다리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로봇은 센서가 없는 경우에도 지면을 횡단하는 민첩성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로봇의 성능을 보다 현실적인 조건에서 평가하기 위해 실제 지형에서 야외 테스트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귀중한 통찰력을 얻고, 이 기술을 농작물 분야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어 이 기술을 이용해 농지를 효율적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회사도 설립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로봇의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네 로봇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최소한 다리 수가 12개는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