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연구팀이 비행 로봇 수리 기술을 개발했다(이미지=MIT)

호박벌(Bumblebee)은 먹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1초에 한번 꼴로 꽃과 부딪혀 날개가 손상된다고 한다. 날개에 작은 흠집과 구멍이 많이 있지만 호박벌은 비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이에 반해 비행 로봇은 호박벌처럼 회복력이 좋지 않다. 프로펠러나 날개 모터에 손상이 생기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MIT 연구팀은 벌레 크기의 비행 로봇이 날개에 동력을 공급하는 액추에이터 또는 인공 근육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지만, 여전히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수리(repair)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됐다.

▲ MIT 연구팀이 개발한 비행 로봇

연구팀은 로봇의 결함 부분을 분리하고, 액추에이터의 작은 손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공근육을 최적화했다. 이와 함께 화재처럼 심각한 손상으로부터 로봇이 회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레이저 수리 방법도 시연했다.

연구팀은 이 수리 기술을 적용해 인공 근육 중 하나가 10개의 바늘로 찔린 후에도 비행 성능을 유지하고, 액추에이터에 큰 구멍이 나고 불에 탄 후에도 여전히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행 로봇의 날개 끝 20%를 잘라낸 후에도 비행 로봇은 정상적으로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소형 군집 로봇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현장이나 울창한 숲에서 수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연구팀은 “우리는 부드럽고 인공적인 근육의 역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새로운 제작 방법과 이해를 통해 곤충에 버금가는 손상에 대한 복원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곤충들은 날개의 40%를 잃고도 여전히 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카세트와 비슷한 크기, 그리고 모양을 갖고 있는 직시각형의 소형 비행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의 날개는 부드러운 인공 근육인 ‘유전체 탄성중합체 액추에이터’(DEAs·dielectric elastomer actuators)에 의해 구동된다. 인공 근육들은 두 개의 면도날처럼 얇은 전극 사이에 끼워져 있으며, 찌그러진 관(tube)으로 말려진 탄성중합체들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DEA에 전압을 가하면 전극이 탄성중합체를 압착해 날개를 펄럭인다.

연구팀은 ‘자기 클리어링’(self-clearing)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활용해 DEA의 작은 결함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DEA에 고전압을 가하면 작은 결함 주위의 국부 전극이 분리되고, 전극의 나머지로부터 실패가 분리되면서 인공 근육이 여전히 작동할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DEA의 전극을 구성하는 탄소나노튜브의 집중도를 최적화했다. 또한 로봇의 중대한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레이저 기술을 적용했다. 레이저로 주변의 경미한 손상을 야기하는 큰 결함의 외부 윤곽을 따라 조심스럽게 절단하고, 자기 클리어링 과정을 통해 약간 손상된 전극을 태워 더 큰 결함을 분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