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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로봇사업에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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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7  04: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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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니, 미쓰비시(파나소닉)와 함께 전자왕국 일본을 대표하던 샤프가 지난달 로봇 사업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샤프는 그 동안 주력사업인 AV와 통신기기,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으로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5000명을 감원하는 등 고전해왔다. 그 타개책으로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홈ㆍ모빌리티오피스,식수ㆍ공기ㆍ안전 사업과 함께 로보틱스를 과거의 “명성”을 재현해줄 5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것이다.

실제로 샤프는 최근 ‘잔디 깎는 기계’ 업체인 마키다와 ‘잔디 깎는 로봇’에 대한 공동개발 계획 밝혀 안팍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샤프가 지금까지 내놓은 로봇 제품으로는 스마트폰 대응기능과 음성인식기능을 가진 지능형 청소로봇 ‘코코로보’ 정도이다.

때마침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의 로봇사업 진출 얘기가 한 매체에 보도됐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성장동력으로 로봇이 정조준 되고 있다는 “설”차원의 얘기이다. 삼성의 로봇사업 진출 설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는 주식시장에 약간의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진출설이 보도된 날 유진로봇, 동부로봇, 로보스타 같은 로봇기업들의 주가가 ‘호재’에 힘입어 초장에 4~5%대까지 치솟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종국엔 1~2% 가량 오르거나 내리는, 그렇고 그런 평일 장의 모습으로 막을 내리긴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기술적인 조정국면이어서 며칠째 하락세에 있긴 했지만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물론 이날의 주식시장 움직임이 반드시 팩트를 대변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따져보자면 이 같은 상황은 이날의 호재가 별 영향가치가 없다거나, 적어도 삼성에게 로봇사업은 악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여기까지만 보자면 매체에 보도된 삼성전자 진출 설은 내부적으로 일정부분 검토해보았거나 검토중이었다는 근거는 된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재기에 몸부림치는 샤프는 되고 초일류기업 삼성전자는 안 된다는 것일까. 그 이유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우선 삼성전자라는 기업과 로봇산업의 특징, 그리고 한국과 일본 로봇산업의 현실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초일류상품인 ‘갤럭시’ 스마트폰이 지목된다. ‘갤럭시’를 제어시스템으로 하는 헬스케어, 교육, 실버 분야와 같은 개인서비스용 로봇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갤럭시’ 방식의 서비스 모델과 마케팅 전략을 적용한다는 것도 그럴듯한 시나리오이다.

스마트폰과 개인서비스용 로봇의 융합은 그 동안 로봇업계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돼 온 모델이다. 처음엔 스마트폰이 개인서비스로봇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했던 로봇업계도 로봇과 스마트폰의 융합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눈치다. 음성인식과 지식검색처럼 로봇이 기술적 한계를 보이는 부분은 스마트폰이 보완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적으로도 삼성 같은 거대 기업이 로봇산업 전체를 이끌고 가는 모양세라면 동반성장이라는 보다 큰 파이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입장에서 보면 로봇은 그렇게 쉽게 발을 담글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삼성전자가 뛰어들기에는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한 시장이다. 규모도 작을뿐더러 기술발전 단계로 봐서도 앞으로 한참 나아가야 할 난제들이 더 많아 보인다.

삼성전자 주변에서는 로봇 외에 바이오와 태양열에너지 분야에 대한 진출설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삼성 같은 거대기업들의 생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진출설의 대상은 모두 가능성은 많지만 리스크 가 더 많은 신생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검증된 분야도 많은데, 굳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가까운 예로, 삼성전자의 선배 격인 IBM이나 소니 등이 한참 잘 나갈 때 시장이나 기술적으로 미성숙한 분야를 선점하겠다고 뛰어들었던 사례가 있었던가. 게다가 실패할 경우 기업 이미지 타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고 보면 거대기업들의 행보는 더욱 조심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샤프의 경우는 다르다. 샤프는 현재 기업 리빌딩 수준의 중장기 계획을 가져가려는 회사이다. 더욱이 일본의 로봇 산업과 기술수준은 세계 최강으로 한국의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샤프로서는 도전할 만한 분야인 것이다.

현단계에서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나서더라도 새 성장동력차원을 찾는 차원이나 규모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당장 삼성이 그려 볼 수 있는 그림도 제한 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청소 로봇 등에 ‘갤럭시’ 대응 기능을 융합한 모델이나 ‘갤럭시’서비스를 응용한 개인용 로봇 정도는 현재로서는 가능한 그림들이다.

후자의 경우 ‘갤럭시’를 음성통화 모듈만 빼고 그대로 탑재한 현재의 ‘갤럭시 카메라’와 같은 그림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삼성의 자본력이나 ‘갤럭시’의 시장영향력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차원이지 로봇시장을 키우거나 선도하는 선순환적 역할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그 적용 모델이 적어도 무인자동차나 고성능 지능형 로봇 수준의 외형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세대성장동력으로서 삼성전자의 로봇사업은 어떤 모델이어야 할까. ‘갤럭시’나 ‘삼성스마트TV’를 보면 답은 바로 나온다. 로봇사업 역시 기본적으로 수많은 연관사업과 계열화, 이를테면 생태계 조성차원의 종합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것이 삼성다운 모델이라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들어보자.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려면 로봇 본체의 연구개발에서부터 설계,제조,판매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콘텐츠의 조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이 일관되게 요구된다. ‘갤럭시’나 ‘삼성스마트TV’의 생태계가 그렇다는 것이다.

관건은 삼성이 과연 현재 수준의 로봇을 위해 그런 투자와 모험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매사에 치밀하기로 소문난 삼성이 그런 모험을 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별로 없어 보인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단계에서는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게 맞다. 삼성전자의 로봇에 대한 입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관망의 자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새 시대의 초일류기업으로서 한국의 로봇산업, 나아가 세계로봇산업을 위한 “큰 뜻”을 품지 않는 한… 서현진 본사 편집고문 suh@irobotnews.com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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