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과 치타의 이동능력 측정

오스트리아 린츠에 위치한 요하네스케플러대(Johannes Kepler University) 연구진이 빠른 속도로 뛰고, 점프하고, 수영도 할 수 있는 전자기계식(electromechanical) 로봇을 개발했다고 테크엑스플로어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타ㆍ가젤 등 빠르게 움직이는 동물들은 먹이를 잡거나 포식자의 포획을 피하도록 진화해왔다. 비슷한 속도의 주행 능력을 갖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수년 동안 로봇 과학자들의 목표였지만,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요하네스케플러대 연구팀은 액체금속 코일을 내장한 소형의 소프트 전자기(electromagnetic) 액추에이터를 활용해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자신의 크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과학 전문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기판에 액체금속 코일을 인쇄했다. 코일은 기판의 서로 다른 부분들의 특성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판의 특정 부분을 구부리면 물고기가 헤엄칠 때와 유사하게 뒷부분을 꼬리 처럼 흔든다. 또 다른 부분을 구부리면 걷기, 점프 및 조향(조작) 등 동작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로봇에 톱니, L자 모양의 발 등 요소들을 추가했다. 로봇들은 자기장으로 제어되며, 배터리 팩이나 테더링 방식으로 외부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연구팀은 로봇의 이동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1초당 움직인 몸의 길이를 의미하는 'BL/s(body lengths per second)' 개념을 도입했다. 이 측정방식은 로봇, 동물, 자동차의 이동 능력 또는 주행 능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포뮬러I 경주용 자동차는 약 50BL/s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연구 팀이 개발한 로봇을 테스트한 결과 우표 크기의 테더링 로봇은 양호한 표면에서 약 70BL/s, 임의의 표면에서 약 35BL/s로 이동할 수 있다. 배터리팩으로 동작하는, 테더링하지 않은 로봇의 속도는 2.1BL/s로 나타났다. 테더링한 유영 로봇은 약 4.8 BL/s의 속도로 물속을 이동했다. 치타의 경우 보통 20~30 BL/s의 속도로 달린다. 로봇의 크기를 감안하면 이번에 개발한 로봇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