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연구진이 잡다한 물건들 속에서 특정 물체를 찾고 픽킹할 수 있는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했다(사진=MIT)

잡다한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에서 자신의 지갑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숨어 있는 지갑이 나올 때까지 물건들을 하나하나 치우다보면, 물건들 속에 깊숙히 파묻혀 있는 자신의 지갑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갑 주인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지갑을 집으면 된다. 하지만 로봇에게 이 같은 일은 결코 쉽지 않다.

MIT 연구진이 잡다한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에서 숨겨져 있는 물체를 찾고, 장애물을 치운 후 가져올 수 있는 로봇 알고리즘인 ‘퓨즈봇'(FuseBot)를 개발했다고 MIT뉴스가 지난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은 RFID, 컴퓨터 비전, 복잡한 추론 등 기술을 활용해 많은 잡다한 물건들 속에 숨겨져 있는 특정 물체를 찾아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MIT 연구진은 이번 알고리즘 개발에 앞서 RFID 태그를 부착한 숨겨진 물체를 물건들 속에서 찾기 위해 시각정보와 무선주파수(RF) 신호를 결합한 로봇팔 기술을 시연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물건들 속에 파묻혀 있는 특정 물체를 효율적으로 찾고 픽킹할 수 있는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물건들 속에 일부 물체에만 RFID 태그가 부착되어 있어도 찾고자 하는 특정 물체를 RFID 태그가 없더라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퓨즈봇 알고리즘은 물건들 속에 숨겨져 있는 특정 물체의 가능한 위치와 방향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 이어 퓨즈봇은 장애물을 치우고, 원하는 물체를 꺼집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낸다. 이러한 추론을 통해 퓨즈봇은 기존의 로봇시스템과 비교해 절반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숨겨진 물체를 찾을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의 90% 이상이 RFID 태그를 채택하고 있지만 기술이 보편적이지 않아 물건들 속에 있는 일부 물체에만 태그를 부착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 MIT 연구진이 물건 더미속에서 특정 물건을 찾고 픽킹할 수 있는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했다(사진=MIT)

이번 연구를 주도한 파델 아딥 MIT 교수는 ”퓨즈봇을 전자상거래 기업의 물류창고에 적용하면 빠른 시간에 분류되어 있지 않은 특정 상품을 많은 상품들 속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퓨즈봇을 채택한 로봇팔은 비디오 카메라와 RF 안테나를 사용해 태그가 부착되지 않은 특정 물체를 물건들 속에서 검색한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로 물건들을 스캔해 주변 환경에 관한 3D 모델을 만든다. 동시에 물건에 부착되어 있는 RFID 태그를 찾기 위해 안테나로 무선 신호를 보낸다. 이 전파는 대부분의 고체 표면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은 물건들 내부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특정 물체에 RF 태그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도 퓨즈봇은 해당 물체가 RFID 태그와 정확히 같은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로봇은 주변 환경에 관한 3D모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특정 물체의 잠재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로봇은 특정 물체를 가져오기 위해 장애물이 되고 있는 물건들과 RFID 태그 위치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