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래스고대 연구진이 사람 처럼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사진=글래스고대)

영국 글래스고대학(Glasgow university) 연구팀이 외부의 고통스러운 자극으로부터 학습하고, 고통에 반응하는 극도로 민감한 전자피부(e-skin)를 개발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 등 매체들이 지난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펑위앤리우 등 글래스고대 연구팀은 새로운 전자피부에 관한 논문을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펑위앤리우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탐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들을 가능하게 하거나, 사람에 가까운 수준의 촉각 민감도를 가진 의수를 만들 수 있는 보다 발전된 전자피부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물체와 접촉했을 때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전자피부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 접촉 센서, 압력 센서 등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에 전송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방대한 데이터를 적절하게 처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렸다. 피부의 잠재적인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 지연 현상이 불가피했다.

글래스고대 연구팀은 피부의 접촉 지점에서 감각 데이터를 국소적으로 처리하고 필수적인 정보만 뇌로 보내는 인간 말초 신경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인간의 말초 신경계는 자극을 받으면 바로 그 접촉 지점에서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뇌에 보내는 중요한 데이터의 양을 줄인다. 감각 데이터의 감소는 뇌로 데이터를 보내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채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같은 방식은 뇌가 통증, 열 또는 추위와 같은 감각에 매우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

▲ 라빈다 다히야 교수가 전자피부를 프린팅한 로봇핸드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글래스고대)

글래스고대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는 촉각 수용체와 연결된 ‘시냅스 트랜지스터’의 격자로 프린팅되어 있으며, 국소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압력 센서나 온도 센서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중앙 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존의 인공 피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극에 반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초박형 산화아연 선으로 만들어진 168개의 시냅스 트랜지스터 격자를 로봇 핸드의 손바닥에 있는 피부 센서에 연결했다. 이 피부 센서는 감각 뉴런이 인체에 작동하는 방식을 모방해 전기저항의 변화를 기록한다. 피부에 내장된 회로가 인공 시냅스로 작용해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 수준에 따라 주파수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전압 스파이크의 다양한 출력을 활용해 로봇의 손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도록 학습했다. 이를 통해 큰 자극이 가해지면 로봇 핸드가 움찔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라빈다 다히야 글래스고대 교수는 ”우리는 이 기술이 대규모로 전자 피부를 프린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