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2013년 로보월드 개막식 VIP 테이프 커팅 장면.사진 가운데 김재홍 산업부 차관, 왼쪽이 박진배 당시 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정보통신부 산하 체신청을 주무부로 해 설립인가를 받은 한국로봇학회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국내 최대 로봇축제인 로보월드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받으면서 학계의 ‘서자’로 취급받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9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 9회째를 맞이하는 로보월드에 한국로봇학회는 국제회의를 주관하거나 협력기관으로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테이프 커팅 VIP명단에서 학회장이 제외되기도 했다.

이처럼 로봇학회가 로보월드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은 로봇 연구 비영리 사단법인의 다른 한축인 제어로봇시스템학회의 기득권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6년 당시 로보틱스연구조합(현 한국로봇산업협회)이 제출한 ‘국내 로봇 마인드 확산을 위한 로봇전시·학술·경연대회의 효율적 운영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국내 개최 로봇 학술대회의 대부분이 한국로봇공학회(현 한국로봇학회)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가장 많았다며 로봇학회의 경험을 인정했었다. 하지만 2006년 당시 정작 국제학술대회 주관부서는 산업자원부가 설립허가 주무관청으로 되어있던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현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선정됐고 이것이 관례화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로보월드를 2006년 산업자원부가 개최하면서 당시 로보틱스연구조합(현 한국로봇산업협회), 로봇종합지원센터(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현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주관이 돼 개최해 왔기 때문에 이들 기관들의 동의가 있어야 로봇학회 참여여부가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로봇학회를 참여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또 학계에서는 2008년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개별적으로 추진해 오던 로봇 관련 업무를 지식경제부 로봇팀이 전담하면서 정통부 계열이 홀대받고 있다는 의심 눈초리도 여전하다.

한편 당시 정부가 내세운 로보월드기간 중 국제학회를 개최한 목적은 교류 활성화다. 현재 로봇 분야 양대 학회인 한국로봇학회와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간의 교류는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양 학회에 가입돼 있는 로봇공학자들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교류만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