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 수요기업들은 자신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로봇이 부족하고 가격이 아직은 비싸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공급기업들은 로봇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며 수요의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국내 로봇 시장 현실에 대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갭, 어떻게 줄여야 하나’를 주제로 28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봇비즈니스페어(Robot Biz Fair)‘ 토크쇼 참석자들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나 성능 개선 차원을 넘어, 로봇 개발 초기 단계부터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원하는 서비스 프로세스와 솔루션을 단계별로 구현해 나가는 상호 협력적인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한국로봇학회 구자춘 회장

이날 토크쇼는 성균관대 구자춘 교수(한국로봇학회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LG전자 정원진 상무, CJ대한통운 김경훈 상무, 클로봇 김창구 대표, 한국문화정보원 김범환 부장,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 LG전자 정원진 상무

국내 로봇 시장 생태계에 대해 LG전자 정원진 상무는 “코로나로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로봇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로봇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고 규정했다. 그 이유로 고객 요구 사항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서비스 구현 비용, 그리고 제품 신뢰성 검증의 어려움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정 상무는 “고객들은 가장 필요한 로봇을 적정한 가격으로 구입해 손쉽게 사용하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급기업들이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라며 “로봇 공급기업의 노력과 동시에 수요기업들도 필요한 요구 사항을 정의하고, 이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보다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공급기업과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문화정보원 김범환 부장

실제 로봇을 활용한 경험을 소개한 한국문화정보원 김범환 부장은 국내 로봇 공급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로봇을 공급할 준비가 아직 안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로봇은 5~10년 정도의 품질보증이 어려운 만큼, 예산 및 가격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김범환 부장은 “로봇 분야도 유지보수 및 운영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라며 “제품 가격의 20~30% 수준을 유지비용으로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로봇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로봇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일자리 창출의 대표 사업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클로봇 김창구 대표

이날 토크쇼에서 클로봇 김창구 대표는 “로봇은 기능적 한계가 있음에도 도입 가격은 높아 시장 수요와의 갭이 크다”라며 로봇 품질과 가격간의 괴리를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꼽았다.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모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김 대표는 “고객 요구도 범용로봇에서 전문로봇으로 진화하는 추세인 만큼, 여러 기능을 탑재하기 보다는 하나라도 철저하게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적인 준비와 함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CJ대한통운 김경훈 상무

CJ대한통운 김경훈 상무도 “로봇은 현장에서 도구이자 수단으로 종합 솔루션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까지 준비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는 어떤 로봇을 선택하는지, 추가로 필요한 센서나 툴은 무엇인지,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등 다양한 이유로 로봇 솔루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고객이 최종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크게 높아지는 데다가 가격 정보의 부족 및 불투명성까지 더해져 고객들의 의사결정의 장애로 작용하기도 한다.

▲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

따라서 이날 토크쇼 발제를 통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갭‘을 현실적으로 소개한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는 로봇 상품에 넣어야 할 기능과 필요 없는 기능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기획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한 “로봇 공급기업들도 이제 개발 상품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아울러, 수요기업이 로봇 업그레이드 및 비용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부나 리스 및 렌털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21 로봇 비즈니스 페어 토크쇼 참석자들과 주관기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LG전자 정원진 상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진우 정책기획실장, 구자춘 한국로봇학회장, 로봇신문 조규남 대표, CJ대한통운 김경훈 상무, 한국문화정보원 김범환 부장, 클로봇 김창구 대표

이날 토크쇼를 진행한 성균관대 구자춘 교수(한국로봇학회장)는 “국내 수요기업들은 로봇에 많은 요구를 하고 있으나, 공급기업들은 아직 철저한 준비가 안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라이트 형제가 처음 실험 후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과 30년만에 태평양을 건너는 비행에 성공했듯이 국내 로봇 시장도 B2B를 넘어 B2C 시장이 활성화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