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브메이커 랩스가 어번던트의 사과 수확용 로봇 관련 IP들을 사들였다. 사들인 IP는 퓨처에이커스의 운반 로봇인 ‘캐리’(사진)의 기능에 추가된다. (사진=퓨처 에이커스)

벤처캐피털(VC)이자 벤처스튜디오 겸 제품 개발 인큐베이터인 미국 웨이브메이커 랩스(Wavemaker Labs)가 어번던트 로보틱스(Abundant Robotics)로부터 다양한 수확 로봇 기술 지재권(IP)을 사들였다고 ‘더로봇리포트’가 최근 보도했다.

벤처 스튜디오는 일반적으로 신생기업이 제품 시장에 적합하도록 초기 팀, 전략적 방향 및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신생기업을 만드는 조직이다. 벤처 스튜디오 직원들은 포트폴리오 회사에 머물거나 스튜디오로 돌아가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어번던트 로보틱스는 지난 2016년 SRI인터내셔널에서 분사한 농업 로봇 스타트업으로서 지난 6월 폐업하기 전까지 사과 수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었다. 웨이브 메이커는 어번던트 로보틱스로부터 어떤 직원도 데려오지 않았다. 거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어번던트는 자사의 IP가 많은 진공 조작 특허, 진공이 장애물을 탐색할 수 있는 특허 감각 시스템, 과일과 그 품질을 식별하기 위한 특허받은 비전 시스템, 그리고 기계의 자동 작동을 위한 몇 가지 소프트웨어 특허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웨이브메이커 랩스의 포트폴리오 회사인 퓨처스에어커스가 자체 개발한 농작물 운반 로봇인 캐리(Carry)의 성능 향상을 위해 어번던트의 IP 일부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캐리는 농장 주변에서 최대 500파운드(약 227kg)의 농작물을 운반하도록 설계됐지만 과일 수확용 조작 능력이 없다. 퓨처에이커스는 캐리에 어번던트의 컴퓨터 비전과 과일을 수확하는 기술(진공 기반 엔드 이펙터)을 통합할 계획이다.

어번던트의 사과 수확로봇에 들어있는 컴퓨터 비전과 진공 엔드 이펙터는 과일을 선택해 따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로봇은 수확된 과일을 상자에 옮겨 넣는다. 이 회사는 로봇이 나무 위 사과의 50~90%에 닿을 수 있고 2초마다 사과를 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번던트는 상용화된 버전의 로봇이 평균 1.5초의 속도로 사과를 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향후 수확하는 과일의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번던트는 지난 6월 29일 돌연 모든 IP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 회사는 청산 메모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사업 지탱하는 데 필요한 시장 견인력을 만들어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번던트는 또 다른 자금 조달에도 실패했다. 이 회사는 창업 이래 총 1200만 달러(약 143억5000만 원) 투자 라운드를 열었지만 1000만 달러(약 119억6000만 원)짜리 시리즈 A 투자라운드는 2017년 5월 마감됐다. 이 회사는 앞서 2016년 SRI벤처스로부터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어번던트 로보틱스의 사과 수확로봇이 사과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어번던트)

어번던트의 경쟁자로는 FF로보틱스(FFRobotics,이스라엘), 립로보틱스(Rip Robotics, 호주) 그리고 테벨(Tevel,이스라엘) 등이 꼽힌다.

이스라엘의 테벨은 비전 시스템과 잘 익은 과일을 따기 위해 붙은 로봇 팔과 익은 것을 따는 그리퍼를 사용하는 끈달린 드론을 사용한다.

웨이브메이커 랩스는 지난 2011년에 설립됐다. 이 회사의 또다른 로봇 분야 포트폴리오 회사로는 최근 캘리버거(Caliburger)와 손잡은 주방 보조 로봇업체 미소 로보틱스(Miso Robotics), 상업용 조경업체들을 위한 자율 잔디깎이 로봇을 개발중인 그레이즈 모우잉(Graze Mowing), 로봇 피자 가게 피에스트로(Piestro)가 있다.

한편 웨이브메이커 랩스는 지난해 7월 웨이브메이커 랩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마틴 뷸러를 임명했다. 그는 로봇업계의 유명인사로서 이전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크리에이터,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아이로봇, 메드트로닉, 베크나에서 높은 수준의 업무를 맡아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어번던트의 창업자들은 모두 자리를 떴다. 쿠르트 샐리즈버리는 현재 아마존 수석 연구 과학자이고, 댄 스티어는 많은 이 회사 고문들과 함께 독립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마이클 에릭센은 캔버스 컨스트럭션의 수석 로봇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퓨처에이커스는 지난해 9월 창업 이래 125만 달러(약 15억 원)를 모금했다. 여기에는 주식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시드인베스트와 함께 하는 10월 6일에 끝난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캠페인 모금액이 포함된다.

어번던트의 폐업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의 농업용 로봇 시장은 건강한 투자 흐름을 보여 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존 디어(John Deere)가 트랙터용 자율주행기술 개발사인 베어 플래그 로보틱스(Bear Flag Robotics)를 2억 5000만 달러(약 2990억 원)에 인수한 건이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앱하베스트가 6000만 달러(약 718억 원)에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스타트업 루트 AI(Root AI)를 인수했다. 루트 AI는 실내 농장을 위한 수확 로봇인 버고(Virgo)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로봇은 토마토, 고추, 오이 등을 포함한 여러 작물을 식별하고 수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