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각형 형태의 마이크로 로봇(사진=코넬대)

美 코넬대 농생명과학대학 밍밍 우(Mingming Wu) 교수 연구팀이 공기방울과 초음파로 구동되는 세포 크기의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과학전문매체 피스닷오알지(Phys.org)가 보도했다.

이 마이크로 로봇은 박테리아와 정자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몸속을 유영하면서 아픈 곳에 표적 약물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지난달 22일 영국 왕립화학회 간행물인 ‘랩 온 칩스’에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논문 제목:Biologically Inspired Micro-Robotic Swimmers Remotely Controlled by Ultrasound Waves).

밍밍 우 교수 연구팀은 10년 이상 박테리아에서 암세포에 이르는 미생물이 그들의 환경에 이주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궁극적인 목표는 인체에서 활동하는 원격 조종 마이크로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밍밍 우 교수는 "우리는 요즘 새보다 더 뛰어난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자연이 우리보다 훨씬 더 잘하는 많은 상황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는 자신의 일을 하는 방법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수십억년 동안 진화해 왔다. 우리는 실제로 박테리아와 비슷한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암세포와 같은 표적 부위에 약을 보낼 수 있다면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로 로봇이 약물을 전달하는 모습(이미지=코넬대)

▲ 삼각형 모양의 마이크로 로봇(사진=코넬대)

밍밍 우 교수팀은 자신의 몸 길이 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유영할 수 있는 박테리아와 유체 흐름에 역행하는 정자의 운동 방식에 주목했다.

밍밍 우 교수팀은 처음에는 박테리아가 편모를 사용해 스스로를 움직이는 방식을 모방해 마이크로 로봇을 설계하고 3D 프린팅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작동방식에 있다. 사람이 걸을 수 있기 전에 기어다녀야 하는 것처럼 마이크로 로봇도 유영을 하기 전에 에너지를 어디에선가 얻어야 한다.

밍밍 우 교수는 "박테리아와 정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유체 환경에서 유기물질을 소비하는 데 여기에서 얻은 에너지는 자신들을 작동시키는 데 충분하다. 하지만 로봇은 배터리를 짊어지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팀은 고주파 음파를 사용해보자는 생각을 떠올렸다. 초음파는 조용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기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연구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코넬 '나노스케일 과학기술시설(CNF)'과 협력해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방식으로 시제품을 만들려고 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성과도 별로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감광성 수지에 직접 입력해 3D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나노 스크라이브(NanoScribe)’ 리소그래픽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 기술을 통해 연구원들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설계를 쉽게 수정하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과정을 거쳐 삼각형 모양의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등 부위에 한 쌍의 구멍을 갖고 있다. 수지 소재는 소수성(疏水性)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로봇이 용액에 잠길 때 작은 공기 방울이 생기고, 구멍 안에 갇히게 된다. 이때 초음파 변환기(ultrasound transducer)를 로봇에 적용하면 공기 방울이 진동해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고 로봇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음파의 공명 주파수를 바꾸는 방식으로 공기 방울을 자극시키거나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로봇의 추진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로봇을 ‘생분해성‘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혈액속을 유영하면서 약물 전달 임무가 완수되면 몸 속에서 분해되도록 하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