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물고기 로봇.(사진= 중국과학원 상하이마이크로시스템정보기술연구소)

인체 내 혈당 환경에서도 헤엄칠 수 있는 나노 물고기 로봇이 개발됐다. 이 물고기는 미리 설정된 특정 조건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분해되면서 약물을 내뿜는다.

지난 23일자 중국 언론 커지르바오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학원 상하이마이크로시스템정보기술연구소 타오후(陶虎)팀은 상하이교통대학 샤샤오샤(夏小霞), 쳰즈강(钱志刚) 등 연구자들과 협력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거미줄 단백질을 나노 로봇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공 정밀도가 14nm에 이르는 이 기술은 향후 바이오 감지, 약물 전달 나노 로봇 영역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거미줄이 자연계에서 생성된 고강도 섬유라는 점에 착안했다. 거미줄은 경도와 내구성 측면에서 같은 크기의 철선 보다 두 배 이상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단점은 생산량이 적고 비정형화되어 있다는 것.

연구진은 거미줄 단백질을 얻기 위해 천연 거미줄에서 강도가 뛰어나고, 재현이 잘되는 유전자 서열을 추출했다. 이후 대장균에 삽입해 3D 프린팅 거미줄 단백질을 생성했다.

전자빔을 이용한 3차원 리소그래피로 가공 정밀도를 향상시켰다. 기존 재료는 강도가 충분치 못해 전자빔 3D 리소그래피를 버티지 못했지만, 거미줄 단백질은 가능했다.

거미줄 단백질은 천연 항균 성능에 힘이 강하면서도 해체가 가능해 3D 리소그래피를 거쳐 3D 프린팅으로 100nm 급에서 14nm급까지 정밀 가공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체내 혈액 등 환경에서 유영하기 위해 나노 로봇은 물고기 형태로 설계됐다. 이 물고기 본체에서 가장 정밀한 부위는 수염으로 50nm 굵기이며 머리카락 직경의 1000분의 1이다.

3D 프린팅으로 탄생한 물고기는 비록 동력 시스템이 없지만 인체 내 혈액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차원에서 거미줄 단백질의 기능을 개조, 이 물고기가 체내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포도당을 바이오 연료로 사용해 화학반응을 거쳐 산소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산소로 감싸인 작은 거품이 물고기를 에워싸며, 기포가 터지면서 물고기가 특정 방향으로 유영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