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손으로 균형을 잡으면서 험로를 통과하는 모습(이미지=미시간대)

사람은 계단을 오를 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손으로 난간을 잡는다. 고령자는 보행을 위해 손으로 지팡이를 사용한다. 또한 지하철에선 손잡이를 잡야야 제자리에 똑바로 설수 있다. 발뿐 아니라 손을 능숙하게 사용해야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미시간대 연구팀은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손을 사용해 균형을 잡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현지 시각)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손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재난지역이나 건설 현장 등 험한 지형을 보다 잘 통과할 수 있다.

미시간대 로봇연구소 드미트리 베렌슨 교수는 "붕괴된 건물이나 험한 지형에서 로봇은 발만 갖고 균형을 잡기 힘들다“면서 로봇에게도 사람처럼 능숙한 손동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과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파악하려면 새로운 알고리즘이 있어야 한다. 안정을 유지하려면 발과 손을 함께 조율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미시간대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로봇이 스스로 통과해야 할 지형이 얼마나 어려운지 판단한 후 한 손 또는 두 손으로 벽을 받쳐 다음 단계로 나아갈수 있다.

연구 팀인 린위츠(Lin Yu-Chi) 박사는 "로봇들이 균형을 유지하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손과 발을 놓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기계학습을 이용해 훈련했다"며, “로봇은 새롭고 복잡한 환경에 놓였을 때 통과할 수 있는 이동경로인지 결정하기 위해 학습한 내용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목표 달성을 위한 경로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경로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팀은 ‘분할과 정복(divide-and-conquer)‘ 이라는 접근법을 적용했다. 즉 학습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이동이 힘든 부분‘과 단순한 경로계획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이동하기 쉬운 부분‘으로 전체 경로를 분할했다.

린위츠 박사는 "간단하게 들리지만, 올바르게 분할하는 방법과 각 부분에 어떤 계획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경로 세분화 방법을 통해 경로를 분할하고 최상의 계획 방법과 일치시켰다"고 했다. 장거리에서도 경로 분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로봇팔로 벽을 지탱하면서 이동하는 바퀴 로봇(사진=미시간대)

연구팀은 실제로 몸통과 2개의 팔을 가진 바퀴 로봇을 활용해 이번에 개발한 방법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가파른 경사로에 놓인 로봇은 두 손을 버팀목으로 활용했다. 이 로봇은 통상적인 경로계획 방법으로는 경로계획 수립에 3.5초 이상 걸렸으나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결과 10분의 1초 정도의 시간에 경로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연구팀이 가상의 공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경로 계획 성공률과 총소요시간에서 기존의 방법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