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렁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굴착 로봇(사진=GE 리서치)

GE의 연구개발법인 GE리서치가 지렁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땅을 파고들어가면서 긴 터널을 만들수 있는 굴착 로봇 시제품을 개발하고, 시연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지난 8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언더마이너(underminer)’ 프로그램으로부터 250만 달러(약 28억 7000만 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이뤄졌다.

'디펙 트리베디'가 주도하는 GE리서치 연구팀은 이 로봇을 뉴욕주 니스카유나 지역에 있는 GE리서치 캠퍼스에서 시연했다. 이 소프트 로봇은 유압 인공근육에 의해 동작하며, 작은 암석이나 장애물을 뚫고 들어가면서 직경 10cm의 터널을 만든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프트 로보틱스의 일반적인 아이디어는 관절이 있는 기존의 로봇보다 이동시 훨씬 더 많은 자유도를 가진 로봇을 만드는 데 있다. 소프트 로봇은 급회전, 좁은 공간 빠져나가기,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물체 피킹 등 분야에서 재능과 유연성을 발휘한다. 이에 따라 로봇 과학자들은 문어의 다리와 코끼리 코와 같은 부드러운 구조의 움직임을 모방해 소프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GE리서치 로봇 과학자들은 가장 능숙한 터널 굴착 능력을 갖고 있는 지렁이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방산 및 헬스 분야 첨단 기술 기업인 이노바이탈 시스탬즈(InnoVital Systems)와 협력했다. 이노바이탈 시스템은 지렁이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통합할 수 있는 공압 방식의 인조 근육을 설계 및 공급했다. 근육들은 지렁이의 근육 구조와 기능을 모방했다.

디펙 트리베디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자율성을 갖춘 소프트 로봇 설계 분야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특히 극단적인 회전 반경을 탐색하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극한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능력을 갖춘 로봇 개발에 작은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어 ”상용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잠재력을 갖춘 애플리케이션의 신세계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트리베디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기술들이 굴착(터널링) 기술뿐만 아니라 로봇을 이용한 고급 검사와 유지보수 능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는 이미 제트 엔진의 검사와 유지보수를 뱀 로봇도 개발하고 현장 테스트를 마친 바 있다.

트리베디는 "향후 가스 및 증기 터빈과 같은 주요 발전 장비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검사 및 유지보수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현장에서 검사 및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지렁이 로봇 프로젝트가 이에 필요한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