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로봇이 협력해 이케아 책장을 조립하고 있다.(사진=USC)

미 남캘리포니아대(USC) 비터비공대(Viterbi School of Engineering) 연구진이 사람과 로봇이 함께 협력해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물류창고, 생산공장, 요양원 등을 중심으로 인간과 로봇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인간과 로봇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로봇과 사람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이케아 책장 조립시 로봇은 사람의 동작을 보면서 다음에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를 예측한 후 선반 또는 나사, 볼트 등을 넘겨줘야 한다.

USC 연구진은 사람이 이케아 책장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정확하게 예측한 후 필요한 물건을 건네주는 새로운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지난 5월 30일 열린 국제로봇컨퍼런스 ICRA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헤람브 넴레카(박사과정)는 “우리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것을 원했다. 로봇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가져다 주는 방식으로 사람의 작업을 지원함으로서 작업을 빨리, 그리고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가구 조립은 이번에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다. 2018년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이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20 물품조립 AI·로봇 챌린지’가 열려 로봇이 가구를 조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USC의 이케아 가구 조립은 로봇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주된 작업을 하고, 로봇은 필요한 가구 구성품이나 볼트, 너트 등을 넘겨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USC의 연구는 인간과 로봇간 협력 작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력의 원칙은 로봇의 힘과 사람의 지능을 결합하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예로 들면 사람은 생산과정을 제어 및 관리하고, 로봇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사람과 로봇이 협력해 가구를 조립하려면 사람과 로봇간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한다. 사람이 어떤 물건을 가져다달라고 말하면 로봇이 이를 이해하고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준다. 여기서 협력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로봇이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책장 조립시 한쪽 면부터 선반을 쌓아올리지만 어떤 사람은 양쪽 면에 동시에 선반을 쌓아올린다. 로봇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함으로서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USC 연구팀은 사람들이 작업 수행시 사람마다 선호하는 동작이 다르다고 보고 이 같은 선호도를 학습하도록 했다. 먼저 사람들의 행동에 기반해 사람들을 지배적인 ‘선호그룹’으로 분류했다. 로봇은 20명의 사람들이 이케아 책장을 조립하는 동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수행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데이터를 직접 입력했지만 나중에는 로봇이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학습을 했다.

연구팀은 이케아 책장 조립을 위해 키노바의 2세대 로봇팔을 활용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작업 선호도를 학습한 후, 작업공간내 저장공간에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가구 구성품이나 물품을 가져다준다.

USC 연구팀은 현재 사람과 로봇이 협력해 비행기 모형을 조립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