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바 로봇이 사람의 웃는 표정을 따라하고 있다.(사진=컬럼비아대)

사람과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이 웃으면 따라 웃고, 슬픈 표정을 지으면 슬픈 표정을 그대로 따라한다.

27일자 테크익스플로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크리에이티브 머신즈 랩(The Creative Machines Lab)‘ 호드 립슨(Hod Lipson) 교수 연구팀은 근처에 있는 사람의 얼굴 표정을 따라 할 수 있는 로봇 ’에바(Eva)’를 개발하고 연구 성과를 30일(현지 시각) IEEE 주최로 열린 국제로봇 컨퍼런스인 'ICRA 2021'에서 발표했다.

호드 립슨 교수팀은 로봇과 인간간 신뢰 형성과 감정 교류를 구현하기 위해선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로봇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5년간 관련 기술을 연구해왔다.

대부분 로봇들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람처럼 유연한 표정을 짓는 게 기술적으로 힘들다. 사람의 얼굴은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의 근육과 피부, 신경 조직을 역동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로봇의 얼굴은 딱딱한 재료로 만들어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정하지 못하고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로봇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퉁방울 눈을 붙여 로봇의 인격화를 시도하지만 사람과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은 여전히 너무 힘든 일이다.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면 요양원, 공장, 물류창고 등에서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게 가능해진다.

▲ 다양한 표정을 학습하는 에바 로봇(사진=컬럼비아대)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케이블과 모터 등으로 인공근육을 만들고, 사람의 얼굴 피부와 연결되어 있는 42개의 작은 근육들의 움직임을 모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로봇의 얼굴은 분노, 두려움, 기쁨, 슬픔, 놀람, 혐오 등 6개의 기본적인 감정과 보다 미묘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구팀은 ”에바를 만들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람 두개골 크기의 내부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복잡한 형상을 갖고 있는 얼굴 부위들을 3D 프린터로 제작하고, 에바의 두개골 안에 연결부위가 보이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통합했다. 이어 로봇 안에 있는 케이블을 당기는 방식으로 웃음을 짓거나 화난 표정을 짓도록 했다.

에바가 여러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표정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동영상을 에바에게 보여주고 딥러닝을 활용해 사람의 표정을 따라하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에바는 동영상에 나오는 사람의 표정을 보고 그에 맞는 근육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법을 배웠다. 이어 에바는 카메라가 찍은 실제 사람의 표정을 읽고, 그대로 재현했다.

연구팀은 아직까지 에바가 사람의 복잡한 표정을 똑같이 흉내내는 것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실제 인간처럼 자연스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