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칩안에 메뚜기 귀가 들어있다(사진=텔아비브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이 죽은 메뚜기의 귀를 로봇에 연결해 주변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이 로봇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람이 손뼉을 한번 치면 로봇이 앞으로 전진하고, 두번 치면 뒤로 후퇴하는 동작을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전문 저널인 '센서스'(Sensors)에 발표됐다.

이번 실험은 동물의 감각기를 기술시스템에 통합한 것으로, 향후 로봇에 동물의 다양한 감각 기능을 접목하는 데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벤 마오즈 박사는 후각보다는 청각이 기존의 기술과 접목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생각해 청각 기능을 선택했다면서 “로봇의 전자적인 마이크로폰을 죽은 곤충의 귀로 대체하고, 환경으로부터 입력되는 전자적인 신호(이번 실험에선 공기중 진동)를 탐색하는 귀의 능력을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첫단계로 주변 환경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리 신호를 수신하고 반응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어 다학제 방식의 협력 연구를 통해 죽은 메뚜기로부터 귀를 분리해내고, 귀가 기능적으로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메뚜기 귀를 로봇과 연결하고 주변 소리 신호를 듣고 반응하도록 했다.

▲ 메뚜기 청각 칩을 내장한 로봇(사진=텔아비브대)

연구팀은 메뚜기의 귀를 전자적인 칩안에 넣어 ‘칩위의 귀’(Ear-on-a-Chip)를 만들었다. 이 디바이스는 실험이 진행되는 시간동안 귀가 살아 있는 상태로 청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기와 영양소를 제공하고, 입력된 신호를 증폭해 로봇에 전송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시스템은 기술적인 시스템에 비해 민감도와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생물학적 시스템은 전자 시스템에 비해 소비 전력이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사람의 뇌는 시간당 20와트를 소모하지만 노트북은 시간당 100와트의 전력을 소모한다. 자연계에는 매우 적은 소비전력으로 보다 향상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청각뿐 아니라 후각, 시각, 촉각 등 동물의 감각 기능을 로봇에 접목하려는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