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 로봇의 케이블을 당기는 방식에 따라 소프트 로봇이 연성 또는 강성을 띠게 된다. 왼쪽이 연성 로봇, 오른쪽이 강성 로봇 에 관한 시뮬레이션 (이미지=MIT)

딱딱한 성질을 갖고 있는 강체(rigid) 로봇과 부드러운 성질의 소프트(soft) 로봇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강체 로봇은 금속처럼 딱딱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유연한 동작을 하기 힘들다.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소프트 로봇은 부드럽고 안전하지만 제어하는 게 쉽지 않다. 로봇 과학자들은 로봇이 수행해야 하는 작업의 특성에 맞춰 강체 로봇과 소프트 로봇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로봇을 개발한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강체 로봇과 소프트 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굳이 한 방식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테크익스플로어에 따르면 MIT CSAIL(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 소속 로봇과학자들은 온디맨드 방식으로 강체 로봇처럼 딱딱해지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작업의 성격에 따라 온디맨드 방식으로 소프트 로봇의 강성을 유도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다. MIT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필요에 따라 딱딱한 로봇으로 바뀌는 소프트 로봇 개념을 고안했다. 강도와 정확도를 갖춘 강체 로봇과 유연성과 안전성을 갖춘 소프트 로봇을 결합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다음달 열리는 소프트 로봇에 관한 IEEE 국제컨퍼런스에 발표할 예정이다. 논문 주요 저자인 ‘제임스 번’은 ”이번 연구는 양쪽의 세계에서 최선을 취할 수 있는지를 시도하려는 첫 발걸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풍선 형태의 소프트 로봇, 진공 흡착 방식 소프트 로봇 등 다양한 소프트 로봇 개발이 시도되었다. 하지만 소프트 로봇의 최대 난점은 제어하기가 힘들다는데 있다. 제임스 번 등 연구진은 지난 2017년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케이블로 동작하는 소프트 로봇(cable-driven soft robot) 제어 방법을 연구했다. 소프트 로봇에게 목표 지점을 제시하고, 목표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 각각의 케이블을 어떻게 잡아당겨야 하는지를 컴퓨터로 계산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람의 몸에도 적용할수 있다. 사람의 손에 목표 지점을 제시하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선 사람 손에 있는 근육이 수축 움직임을 한다.

연구진은 비슷한 원리를 소프트 로봇의 동작에 적용했다. 제임스 번 등 연구진은 ”만일 로봇의 케이블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당긴다면 우리는 로봇이 딱딱해지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의 팔근육 가운데 팔꿈치를 굽혀 이두박근을 특정한 각도로 수축하면서, 동시에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수축하면 특정 위치에서 팔을 딱딱한 상태로 고정시킬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원리에 기반해 '케이블로 동작하는 소프트 로봇'의 위치와 강도를 동시에 제어할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은 복수의 케이블로 동작하는 로봇에게 분명한 이점을 제공한다. 특정 케이블을 활용해 로봇의 몸체를 꼬거나 돌리고, 다른 케이블을 이용해 반균형(counterbalance) 상태를 만드는 방식으로 로봇의 강도를 조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소프트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아주 직관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시제품을 만들어 필요에 따라 강성을 갖는 소프트 로봇 기술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강성과 연성을 동시에 갖춘 소프트 로봇이 개발되면 노인 케어 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환자를 껴안을 때는 로봇이 부드럽게 동작하지만 환자를 들어올릴 때는 딱딱해지면서 들어올리는 게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