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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로봇인들에게 '꽃 길'을 열어주자고경철ㆍ로봇신문 명예기자, KAIST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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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5  23: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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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다이나믹스사가 현대자동차의 품에 안길 모양이다. 그런데 이 놀라운 소식에 씁쓸한 마음부터 드는 것은 왜 그럴까. 일단 1조원 규모로 알려진 인수대금도 그렇지만, 우리가 17년전 시작한 국가 로봇 R&D사업의 귀중한 기회를 잘 살려나갔다면, 어쩌면 반대의 현상, 우리의 스타트업이 구글이나 아마존에 수조원에 팔리는 그런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국가가 로봇 R&D에 15년간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어 얻었다는 성과는 국내 로봇 시장규모 5조7천억원(2019년 한국로봇산업협회 실태조사 기준)이고, 로봇신문이 매년 국내 로봇협회 회원사 중 상장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실적은 기대이하다.

특히 제조업용 로봇은 장비분야에서 그나마 경쟁력은 갖추었으나 국내용이고 아직 ABB, 쿠카(KUKA), 화낙(FANUC), 야스카와 등이 장악한 세계시장의 문턱을 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문서비스 로봇은 우리가 재난극복 로봇, 물고기 로봇 등으로 공무원들 입맛에 맞출 때 미국은 다빈치 로봇과 마코(MAKO) 로봇으로 의료로봇 시대를 열었다. 개인서비스 로봇은 미국 아이로봇사가 시작한 청소로봇 룸바를 흉내낸 수준에서 아직 못벗어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시장에는 접근도 못하고, 이제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겨우 뒤따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사회 등 몇 번의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왔었고 지금도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로봇산업협회 분석에 의하면, 반도체, 물류 로봇을 제외한 많은 서비스 로봇 기업들이 재정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로봇개발자들은 우리가 희망을 보여주지 못할 때, 온라인 게임업계 등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암울한 상황도 우려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책적 실패? 물론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실력 부족?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되돌아 볼 기회가 없었던 것에 있다고 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듯 실패는 용서될 수 있다. 그러나 되풀이되는 실패는 용서될 수 없다. 그리고 실패보다 더 두려운 것은 실패한 줄 모르는 것이다.

참여정부부터 시작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투자, 당시 과기부, 정통부, 산자부가 서로 경쟁하며 투자한 로봇 성장동력 R&D 사업은 다음 정부로 넘어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된다. 그리고 다시 그 다음 정부에서도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며 집중 투자와 지원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로봇산업 육성 특별법, 로봇산업을 전담하는 정부내 로봇팀 설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로봇랜드에 이르기까지, 로봇에 관한한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정부 R&D사업과 비R&D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로봇 PD제도 도입으로 탄생한 4명의 로봇 PD가 추진한 R&D 사업으로 물고기 로봇, 수술 로봇, 양팔 로봇, 물류ㆍ재활 로봇, 협동 로봇, 국민안전 로봇, AI(인공지능) 로봇 등 시대적 흐름(사물인터넷, 인공지능, 4차사업혁명, 비대면사회)에 따라 실로 다양한 로봇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뒤돌아 볼 때가 되었다. 어디를 향해 뛰어야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 로봇사회를 진정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로봇시장 점유율은 그렇더라도, 정말 우리가 기술 경쟁력을 갖추었는지 냉정히 뒤돌아 볼 때가 되었다. 연구자는 논문으로 이야기하고, 기업가는 실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불씨가 남아 있다. 그 희망은 아직도 곳곳에서 연구실을 밝히고 있는 우리의 젊은 로봇과학자, 개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1세대 로봇인들의 할 일은 정해졌다. 바로 우리의 후배들에게 우리가 걸었던 가시밭길이 아닌 꽃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실패를 되풀이 않을 냉철한 과거 반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의 로봇인들에게는 고통스런 열매일지 몰라도, 후배들에게는 달콤한 열매의 씨앗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경철ㆍ본지 명예기자, KAIST 연구교수

고경철  kckoh@rit.kaist.ac.kr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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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후배
공감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0-12-17 10:28:2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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