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전격 기소했다. 미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정부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30일~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화웨이 기소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소장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T-모바일의 지적재산권(IP)을 불법적으로 훔쳤으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미국의 기술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봇 기술 탈취와 미국 기술의 이란 판매 등 2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가 T-모바일로부터 훔친 기술은 스마트폰 내구성 테스트용 로봇 기술이다. T-모바일은 지난 2012년부터 스마트폰 테스트용 로봇인 ‘태피(Tappy)’를 투입해 제품 출시전 검사 업무를 진행해왔다. 태피 로봇은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하는 대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T-모바일 연구소 출입을 인가받은 화웨이 엔지니어가 T-모바일의 연구소에 들어가 ‘태피’에 관한 사진을 수차례 촬영하고, 태피의 로봇 팔을 외부에 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이 T-모바일의 테스트를 쉽게 통과하고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다른 통신 사업자에 판매하기 위해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빼돌렸다. T-모바일 연구소에 정식 허가를 받아 들어간 엔지니어들이 관련 정보를 빼오면 보상도 제공했다는 것.
화웨이 직원은 초기에는 T-모바일 직원을 대상으로 로봇에 관한 정보를 계속적으로 요구했으며 T-모바일측이 크게 반발하는데도 불구하고 로봇 기술 탈취에 나섰다. 수차례 로봇에 관한 기술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마지막에는 화웨이 엔지니어가 T-모바일 로봇 팔을 자신의 노트북에 넣어 불법 반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로봇 팔 반출 후 화웨이 직원은 로봇 팔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치고, 하루가 지난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T-모바일 측은 화웨이 직원들의 연구소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소장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013년 1월 경쟁기업으로부터 기업 비밀을 가져오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 보상 프로그램은 외부 기업 비밀을 훔친 행동에 대해선 어떤 벌칙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게 소장의 내용이다.
한편 T-모바일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화웨이를 상대로 스마트폰 테스트 로봇 기술 탈취 혐의로 시에틀 미국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17년 미국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