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작년 중국 상해 로봇전시회(CiROS) 모습

감속기, 서보 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 기술 격차 때문에 중국 로봇 기업들의 해외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구매에 들이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로봇 산업을 옥죄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최근 산업용 로봇 생산 능력상의 문제가 주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하이엔드 기술 능력이 부족하고 로우엔드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발전할수록 제조업 업그레이드가 추진되면서 이전의 일시적 보상금에 기댄 낮은 이윤 방식을 탈피, 중국산 로봇 기업의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

중국은 이미 산업용 로봇 밀도 상에서 세계 최고 속도로 성장하는 국가다. 국제로봇연맹(IFR)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용 로봇 밀도는 글로벌 23위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20년 이전 세계 자동화 10위 국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작년 중국 상해 로봇전시회(CiROS) 모습

◇높은 정부 보조금 의존도 '심각'

중국의 거대한 시장 수요 덕에 중국산 로봇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중국산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13만 1천대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올해 역시 급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1월과 2월 중국산 로봇 생산량은 1만87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 늘었다.

지난해 연간 데이터를 보면 시아순(SIASUN:新松机器人), 이스툰(ESTUN:埃斯顿), 스텝(STEP:新时达), 탑스타(TOPSTAR:拓斯达), HNC(华中数控) 등 중국 선두 로봇 기업은 각각 24.56억 위안, 10.79억 위안, 34.14억 위안, 7.64억 위안, 9.85억 위안의 매출을 일궈냈다. 이중 시아순의 순이익이 가장 높았으며 4.48억 위안에 이르렀다. 순이익률은 18.24%에 달했다. 스텝과 탑스타 등도 모두 수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순이익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던 기업은 HNC로 전년 보다 146.8% 증가했다. 상장한지 1년 가량 된 탑스타의 증가율 역시 78.15% 였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중국 상장 기업은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오샹증권(招商证券)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시아순, 이스툰, 탑스타, 스텝 등 4개 기업의 정부 보조금은 순이익의 30%에 이르렀다. 중국 제일재경기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비록 지난해 대부분의 로봇 기업이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일부 기업의 이익은 사실상 정부 보조금에서 나온 것으로, 국가 정책의 지휘봉 아래 지역 정부의 열정이 더해진 가운데도 아직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목표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로봇 산업은 향후 경제 목표로서 가지는 의미 때문에 국가 보조금이 막대한 상황이다. 광둥의 경우 광둥 불산(佛山)시에서 인증한 로봇 제조 육성 기업 보조금은 50만 위안이다. 로봇 시스템 통합 분야 육성 기업 보조금은 30만 위안이다. 로봇 본체 제조에서 중요한 기술을 개발해낸 기업에는 매년 높게는 800만 위안이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공업정보화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 생산 관련 기업은 이미 800개가 넘어섰다. 이중 200개는 로봇 본체 제조 기업이며 대부분 모듈과 가공 등 로우엔드 영역에 집중돼 있어 산업 가치로서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의 설립에는 사실상 산업단지 등 명목으로 대부분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 있다.

▲ 사진은 작년 중국 상해 로봇전시회(CiROS) 모습

◇가격 경쟁력 경쟁만 하며 이익 줄어 '제살 깎기'

이렇듯 외양만 그럴듯할뿐 내실이 없는 로봇 기업들은 전체 산업의 '거품'을 생성해내고 있다. 동시에 전체 산업의 이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악순환 생태계로 빠지고 있는 것이다.

시아순의 취다오퀴(曲道奎) 총재는 "비록 업계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지만 중국 로봇 기업의 앞길은 아직 막막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취 총재는 제일재경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막대한 시장은 아직 '4대 기업(화낙, 야스카와, ABB, 쿠카)에 비견할 로봇 기업을 키워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국 로봇 산업의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시아순의 경우에도 지난해 매출이 24.56억 위안으로 달러로 환산하면 3.86억 달러에 그친다. 하지만 4대 기업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쿠카가 지난해 로봇 모듈 매출이 12억 달러에 달한다. 화낙의 경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이미 105억 위안(약 1조 7811억원)을 넘어섰다.

제일재경의 분석에 따르면 하이엔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최근 중국 로봇 산업의 이익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는 점이 문제다. 주요 원인은 이전의 중국산 로봇 기업이 가격 경쟁력에 의존해 로우엔드 생태계에 머물러 왔기 때문이다. 핵심 기술의 경우 4대 기업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로봇 제조 원가가 급속도로 내려가면서 중국 로봇 기업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용 로봇은 10년 전 약 50만 위안에 판매됐지만 현재 가격은 4대 기업 로봇의 판매가가 15~20만 위안이다. 이포트(EFORT), 이스툰 등 중국 로봇 기업의 가격이 이 4대 기업 보다 다소 낮으며, '이코노미형' 순중국산 로봇의 판매가는 8만 위안 수준이다.

향후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의 중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산업용 로봇 가격은 5만 위안(약 848만원) 이내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중국 로봇 기업의 자체 우위 없이 '가성비'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셈이다.

'싼환전동기계연구원(双环传动机械研究院)' 관계자는 제일재경과 인터뷰에서 "수입 관세와 운수 및 생산 등 원가를 고려하면 이 연구원에서 생산하는 감속기 가격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 대비 원가를 20~30% 줄일 수 있다"며 "최근 대부분 중국 로봇 기업이 모듈과 가공에 주력하고 있고 가성비에 매달리면서 핵심 기술을 통한 개척에 나서지 않아 산업이 로우엔드 체인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2017~2022년 중국 로봇 산업 발전 상황 및 투자 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비록 중국 로봇 산업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매출 총이익률과 순이익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이중 매출 총이익률은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40.89%에서 34.53%로 떨어졌다. 지난해 1~3 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31.65%였으며 순이익률의 하강 추세 역시 두드러졌다. 지난해 1~3분기의 순이익률은 12.34%였으며 2010년의 순이익률이 23.24%로 오히려 높았다.

이에 중국에서는 감속기와 서보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 격차를 극복하면서 중국 기업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낮은 수준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기계공업연합회 '왕루이샹(王瑞祥)' 회장은 "중국 로봇 산업의 기초가 아직 빈약하다는 점을 명확히 직시해야 한다"며 "특히 기업의 자주 혁신 능력과 핵심 기술이 부족해 이미 중국 로봇 산업 발전의 제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휴=중국로봇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