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중국 첫 '법률 인공지능 로봇'이 쿤밍(昆明)에 등장했다. 3분 만에 시민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과 분석 보고서를 내놓을 수 있는 이 로봇은 큰 관심을 받았다. 수 천만개의 판례와 변호사의 경험을 집약한 스마트 플랫폼도 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로비를 지키는 '로봇 변호사'...3분 만에 보고서 뚝딱

지난해 이 법률 인공지능 로봇은 쿤밍시 사법국과 '베이징 뤼핀후이커지유한회사(北京律品汇科技有限公司)'가 공동으로 연구개발했다. 이후 쿤밍시의 시산구, 우화구, 관두구에 각각 시범적으로 적용됐다. 로봇이 각 지역 사법국과 행정 서비스 로비를 지키게 된 것이다.

쿤밍시 공공법률서비스센터 로비에도 이 법률 로봇이 설치됐다. 화면에서 상담을 선택하면 혼인, 대출분쟁, 노동분쟁, 상속, 교통사고, 상해보상 등 다양한 분류가 나와있다. 적절한 질문을 선택하면 각종 선택 항목과 빈칸이 나오며 이를 완성하면 한 편의 법률 분석 보고서와 가이드를 받아볼 수 있다. 가이드는 이미지와 함께 표현돼 있었으며 어떠한 주장이 유리한지 어떤 증거와 프로세서가 필요한지 등을 알려준다. 관련 판례도 알려주며 주로 맞닥뜨리는 문제와 관련된 법규도 알려준다.

베이징뤼핀후이커유한회사의 우샤(武侠) CEO는 "이렇게 상세한 법률 상담 보고서를 위해 일반적으로 변호사가 3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 로봇은 3분만에 마련해주니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 법률 로봇이 우화구에서 운영된 이후 1개월 만에 법률 상담 횟수가 초기 200개에서 점점 불어나 3000개에 이르렀다. 상담량이 운영 시작 당시의 10배를 넘어섰다. 이어 올해 4월 말에는 이미 1만 3500회의 법률 상담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만에 끝난 노동 분쟁

올해 29세의 왕씨는 전 직장을 이직하면서 노동계약과 관련해 노동 분쟁을 겪었다. 왕씨에 따르면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도 고용주는 제때 노동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왕씨 조차 법적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권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왕씨는 결국 법률 로봇 플랫폼의 상담을 받았고 상세한 보고서를 받아들었다. 이후 법률 인공지능 로봇과 연결된 변호사와 연결됐고, 변호사 입회하에 노동 중재를 통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 해결에는 단 4일이 걸렸다. 우 CEO는 "쿤밍은 중국 전국에서 처음으로 법률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한 도시"라며 "스마트화를 통한 셀프 법률 상담이 전국에서 선두이며 최근 전국의 많은 성시 사법부가 사람을 파견해 쿤밍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윈난성 사법국 공식 앱에도 이미 법률 인공지능 로봇이 올라와있다.

◇공공 법률 서비스의 '애로' 해결

우 CEO는 "법률 서비스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바이두에 매일같이 수억 차례 법률 문제가 검색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공공 법률 서비스와 대중교통, 의료, 교육은 모두 필요하지만 공공 의료와 공공 교육과 달리 공공 법률 서비스에 있어 아직 중국은 걸음마 단계다.

변호사를 통해서 만이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잇으며 어떠한 변호사를 선택하느냐도 난제였다. 일반 시민이 변호사를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대부분 시민은 변호사 수임비를 내기도 벅차다.

이에 법률 인공지능 로봇은 시민을 위해 법률 서비스를 해주면서 보다 간단하고 상세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률 로봇은 '상담'만 해주기 때문에 변호사의 밥그릇을 빼앗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단지 변호사의 시간을 아껴주는 보조 사무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두 차례의 업그레이드

쿤밍시 사법국 관련 책임자는 "쿤밍이 지난해 중국 전국에서 처음으로 법률 인공지능 로봇을 출시한 이후 이미 두 세대에 걸쳐 '지능'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이 보다 강력해진 '스마트 네트워크 플랫폼'을 무기삼아 인터넷과 공공 법률 지원을 결합한 방식으로 24시간 밀착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용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모바일 메신저와 앱 등을 통해 모바일 기기로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새로 개발된 '변호사 상담' 모듈은 시민이 시내 각 지역의 변호사 사무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며 변호사의 성명과 전화 등 기록도 담고 있다. 향후 이 플랫폼은 지식 창고를 보다 최적화하고 더 많은 공공 법률 서비스를 할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휴=중국로봇망)